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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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표고버섯 구이, 냉이전-제철 채소로 건강 챙기기/박상혜(사찰음식연구가)
사찰음식을 공부하면서 가장 먼저 배운 음식이 바로 표고버섯구이였습니다. 당시 한 사찰에 머물던 저는 공양간에서 덩치 큰 비구 스님이 보살님들과 마주 앉아 표고버섯을 손질하는 모습을 보고 웃음이 났습니다.
큰 손으로 표고버섯을 정성스레 닦은 후 한 장 한 장 유장 처리(기름과 간장으로 밑간을 하는 과정)를 하는 모습이 생소하면서도 한편으론 정성이 가득 배어났기 때문입니다. 유장 처리 후 고추장 양념을 다시 곱게 발라주는 정성 끝에 탄생한 것이 표고버섯구이였습니다.
처음 표고버섯구이를 한 입 씹는 순간, 솔잎향 같은 것이 코를 찌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버섯의 깊은 맛을 몰랐던 저에게는 표고버섯의 맛과 향이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마도 이런 맛을 느끼고 싶었기에 사찰음식에 빠져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사찰음식을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제철에 나오는 영양이 풍부한 야채를 마음껏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해 봄에 작은 절에서 개최한 행사에 초대받은 적이 있습니다. 공양주 보살님이 특별한 전을 부치고 싶은데 마땅한 재료가 없어 고민이라고 하셨는데, 그때 제 코를 자극한 것이 바로 점심 때 먹으려고 끓이던 냉이된장국이었습니다. 저는 그 냉이에 감자를 갈아 넣어 냉이전을 부쳐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곧바로 산에서 냉이를 캐와 전을 부쳤습니다. 전을 맛보신 스님께서 “봄이 아니면 언제 이렇게 향긋한 전을 먹겠냐”며 즐거워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요즘에는 하우스 농사를 짓는 탓에 사시사철 싱싱한 채소를 구할 수 있지만, 그 후로 전 항상 제철에 나오는 채소를 이용해 요리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이젠 입춘도 지나 만물이 꿈틀대는 봄이 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이 시작하는 봄에 영양이 가득 찬 싱싱한 먹을거리로 식탁을 채워보면 어떨까요?

■만드는 법

<표고버섯구이 (1인분)> 재료: 건표고버섯 4장, 양념(참기름 1/2 작은술, 고추장 1작은술, 산초가루 약간, 조청, 통깨, 생강즙, 녹차기름) 유장(참기름 1작은 술, 간장 1/2작은술)
① 건표고버섯은 물에 불린 뒤 물기를 꼭 짠 후 버섯기둥을 제거한다. ② 표고버섯의 겉면에 유장을 발라준다. ③ 분량의 재료로 양념장을 만든다. ④ 유장을 바른 표고 안쪽에 양념장을 발라준 뒤 프라이팬에 부친다(180도 예열된 오븐에 5분 정도 구워도 된다).
<냉이 전(1인분)> 재료: 냉이 1줌, 감자부침가루 2 큰술, 밀가루 1 큰술, 죽염, 팽이버섯 1봉, 녹차기름
① 냉이는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행군 뒤 송송 썰어준다. ② 팽이도 송송 썰어준다. ③ 냉이와 팽이에 감자부침가루, 밀가루, 죽염을 섞어 반죽한다. ④ 반죽 후 20분 정도 숙성시킨 뒤 한입 크기로 부쳐낸다.

※맛내기 포인트: 전은 가능한 한입 크기로 부쳐 칼로 자르지 않도록 한다. 칼이 닿게 되면 감자의 고소한 맛과 냉이의 향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주에는 곤드레밥과 곤드레된장국을 만들어 봅니다.
200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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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