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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아이들, 누구책임?/고성혜(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
현대 우리 사회의 특징을 단적으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과거에 비해 물질적으로 풍요로와지고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며, 첨단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분야의 비약적 발전으로 IT 산업 강국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산업화의 흐름 저편에는 문화적 혜택과 수용에 대한 지역적 격차와 세대간 격차, 왜곡된 개인주의와 물질주의 사고의 팽배, 상업주의와 향락문화의 확산 등 우리가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가 산적해 있다.
또한 가족보다 개인의 자아실현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후기 물질주의 가치가 확산되면서 자녀의 가치 역시 변화해서 ‘자녀’가 주었던 경제적 혜택이나 대를 잇는 존재로서 부모에게 주었던 심리적인 만족감은 줄어들었다. 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자녀 1명당 고 3때까지 드는 교육비가 전국 평균이 약 6200만원이며, 대도시는 교육비가 1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혼 시 자녀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으로 자녀양육을 포기하거나 재혼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자녀양육 책임을 지지 않아서 엄연히 부모가 있는 아이가 생고아가 되기도 하고 자녀를 학대하는 등 여기저기서 가족이 와해되고 사회가 무너져가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나라 전체 아동 가운데 방임 아동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아동학대예방센터에 신고된 아동학대사례를 보면 2001년부터 2005년에 이르기까지 아동방임은 전체 학대사례 가운데 약 35%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부터 집계된 아동학대 관련 사망 아동 25명 가운데 9명이 방임으로 사망했다. 제 때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의료적 방임은 심각한 발달상의 손상을 가져올 수 있고, 특히 2세 이하 유아들이 방임되면 성장실패 증후군 등과 같은 회복이 불가능한 발달상태를 보일 수 있다. 이 뿐 아니라 방임은 화재나 각종 사망사고 등 안전사고 위험에 아동이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학대 유형이다. 주위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일부 아이들은 거리에 방치되어 동네 형들과 어울리다가 비행을 학습하게 되고, 자신을 돌봐주는 형들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거나 나쁘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이해하고 좋아해주는 형으로 기억하면서 그들과 어울리게 되고, 때로는 홀로 게임에 빠져서 컴퓨터 중독이 되기도 한다.
고령화, 저출산 현상이 심각한 현대 사회에서 치명적인 것은 생산 인구의 감소로 인력난이 생기고 사회적 부양 부담이 커져 전체적으로 국가경쟁력이 약화된다는 것이다. 아동의 방임과 유기는 한 개인의 삶이나 한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와 국가의 문제로 확대된다. 부모로부터 유기된 아동과 생존을 위한 경제의 논리에 뒤쳐져 부모로부터 방치되는 아동은 다 미래의 소중한 자산이다. 비참한 아이들의 현실에 대한 책임이 아버지와 어머니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지금은 미래의 성장잠재력을 향상시키고 참신한 미래사회의 꿈나무에 적극 투자할 수 있는 국민적인 뜻을 모을 때이다. 돌봄의 사회, 배려의 사회로 가는 성숙한 사회이기를 바란다.
물론 영유아보육법 제정 이후 보육시설이 많이 증가했지만, 시설이 다양화되어야 하고, 유연한 시간 운영, 가계에 부담이 되지 않을 만큼의 보육비용, 믿고 맡길 만한 보육 프로그램이 갖추어져야 하며, 아동보육 지원정책 대상이 영ㆍ유아뿐만 아니라 초등학생까지 확대되어야 한다.
아울러 곁에서 돌봐주는 사람 없이 아이들끼리만 살도록 하는 소년소녀가정제도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아동방임을 승인하는 것과 다름이 없고, 아이들에게 가장의 짐을 지우는 정서적 학대로 볼 수 있으므로 향후 그룹 홈이나 가정위탁, 입양 등으로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이 확충되어야 하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요구된다.
200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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