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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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오렌지 소스-산사에서 맛보는 색다른 소스/박상혜(사찰음식연구가)
‘샐러드’라고 하면 우리나라 말로는 뭐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저는 당연히 ‘나물’을 꼽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서양의 음식문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신선한 야채를 날것으로 먹는 것을 샐러드라고 부르고 있고 거기에는 또 소스가 곁들여지게 마련입니다.
사찰 음식을 공부하는 저로서는 이런 샐러드 문화에 조금 속이 상할 때도 있습니다. 우리 고유 나물과 음식 문화가 식탁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하고요. 절 친딸같이 아껴주시는 스님 한 분은 이런 고민을 하는 저에게 “수입품이면 어때. 그 식품이 우리 식탁에 올라 올 때까지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을 것이고, 외국 사람도 아주 소중하게 농사지었을 거야. 그러니 우리는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게 먹으면 되지 않을까?”라고 말해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오렌지를 까서 제 입에 넣어주시는 것입니다. 그때 오렌지 껍질이 버려지는 것을 보고 ‘뭐 만들 것이 없을까’ 궁리하다 만들어 낸 것이 오렌지 소스입니다.
오렌지는 수입품이라 껍질에 농약이 많이 묻어 있습니다. 이런 잔류 농약을 없애기 위해서는 베이킹소다를 탄 물에 여러 번 세척하고 흐르는 물에 헹궈야 합니다. 그렇게 농약을 제거한 오렌지 껍질과 무 채썬 것, 사과, 상추 등과 버무려 간편하게 샐러드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오렌지 등 감귤류의 껍질에는 비타민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소화도 도와준다고 하니 맛과 영양도 함께 챙길 수 있겠죠?
오렌지 샐러드를 만들고 난 후 저는 ‘이 음식이 만들어지기까지 수고하신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자(計功多少 量被來處)’는 스님의 가르침을 더욱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아는 한 보살님은 이 글을 부엌에 붙여 두고 그 뜻을 새기며 음식을 만드신다고 합니다. 그러면 음식을 만든 사람의 정성을 생각하게 돼 항상 건강을 유지할 만큼의 적당량만 먹도록 노력하고, 남은 음식이 버려지지 않도록 노력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음식을 만들고 먹는 것을 생활 속의 수행으로 이어가는 많은 불자님께 ‘나무관세음보살’ 감사의 기도를 올립니다.

■만드는 법

<오렌지 소스> 재료: 오렌지 1개, 오렌지주스 1컵, 설탕 1큰술, 전분물 1큰술
① 오렌지는 소다 물로 여러 번 세척해 껍질만 아주 가늘게 채 썬다.
② 오렌지주스 1컵에 설탕을 넣고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전분물을 넣어 농도를 맞춰준다.
③ 한번 끓고 난 후 오렌지 껍질 채를 넣어 불을 끄고 식혀준다.

※맛내기 포인트: 오렌지 소스는 즉석으로 버무려 먹는 나물과 각종 샐러드, 해산물 요리에 어울린다.

▶다음 주에는 냉이전과 표고버섯구이를 만들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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