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수행의 질병 치유효과 속속 드러나
정신의학 차원 뛰어넘어 과학계 화두로
최근 KBS 제1TV의 ‘마음’ 이라는 특집 프로그램에서 ‘마음과 건강’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다루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제 “마음을 잘 다스리면 심리적으로 발생하는 질환뿐만 아니라 암과 같은 난치병의 치유에도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주장은 더 이상 가설이 아니라, 의료 과학과 뇌 촬영 기법의 발달 덕분에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참선[명상] 수행을 하는 스님들을 신비하게만 바라보던 서구의 과학자들도 아시아 출신 스님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MIT Technology Review’에 따르면, MIT 대학에 설립된 ‘뇌(腦) 연구소’와 하버드 의대의 심장 전문 교수, 위스콘신 대학교의 정신과 교수들이 티베트 스님들과 함께 ‘명상이 뇌 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놀랍게도, 그동안 과학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일들을 직접 확인하였다”고 실토한다.
한편 미국의 지역언론인 ‘스타 트리뷸(Star Tribune)’ 1월26일자 보도에 따르면 스트레스 때문에 고생하던 미국의 화이트칼라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명상 수행이 유행처럼 번져나간다. 미니애폴리스의 법률회사에 소속된 변호사 로버트 제그로비치(Robert Zeglovitch)는 10년 이상 명상 수행을 해왔다. 요즈음 그는 직장 동료들에게 ‘마음 챙김[正念]’ 수행을 지도하며 불교를 강의하는데, 수요가 넘쳐난다. 이곳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의 일반 직장에서 근로자들을 위해 이런 방식으로 명상 수행을 실시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뉴욕의 일간지 ‘뉴스데이(Newsday)는 1월7일자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실었다.
뉴욕의 중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샤론 플레이셔(Sharon Fleisher)는 ‘냉정을 잃지 않고 문제 학생을 잘 다루는 기술’을 터득하고 싶었다. “명상 센터에 가보라”는 친구의 권유를 받고 명상에 입문한 그녀가, 3년이 지난 지금은 그 명상 센터의 학생이 아니라 운영 이사가 되었다. 그녀는 “명상이 교실 안에서 내 모든 것을 바꾸어놓았습니다. 참을성이 많아지고 주어진 상황을 더 잘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예전에 비해,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 제 자신을 훨씬 더 잘 맞추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뿐만 아니라 많은 미국인들, 그 중에서도 40세가 넘은 사람들은 특별히 더, 명상 수행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건강상의 여러 문제들을 풀어나가고 있다.
세계 정상을 달리는 우리나라 양궁 선수들이 참선 수련 덕분으로 좋은 성과를 냈던 사실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일이다. KBS TV의 특집 ‘마음’에 소개되었듯이,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유도선수 이원희도 마음 훈련을 통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제 ‘참선·명상과 건강의 관계’는 정신의학을 넘어 과학계 전체의 화두가 되고 있다. 한국의 불교계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참선은 좋아!”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자랑만 하지 말고 과학계와 진지한 대화를 계속하고, 그들이 공동 연구나 사업 동참을 필요로 할 경우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현재 한국 불교계가 내세우고 있는 ‘선(禪)의 생활화 세계화’라는 불교계의 목적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건강한 세상’을 이룩하여 인류의 복리를 증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일 또한 널리 중생을 이롭게 하는 요익중생(饒益衆生)의 길이다.
이병두씨는 한국외국어대 이태리어과를 졸업하고, 단국대 대학원 사학과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덕성여대 오산대 명지대 강사와 (사) 파라미타 청소년협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현재 불교서적 번역과 불교계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영어로 읽는 법구경>, <담마난다 스님이 들려주는 불교이야기> 등의 번역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