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죽염(竹鹽)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시기가 있었습니다. 죽염이 좋은 이유는 일반 소금보다 나트륨 함량이 적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나무 마디에 넣어 여러 번 숯으로 구워내면서 나트륨 성분이 많이 휘발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죽염이니, 구운 소금이니 하는 ‘웰빙 소금’이 유행하는 것이겠지요.
예전에 한 사찰에서 3가지의 흰색 음식을 피하는 스님을 뵌 적이 있습니다. 공양주 보살님이 소금을 볶고 있는 것을 보고 참 희한하다고 생각하며 한참을 구경했습니다. “보살님, 소금을 왜 볶으세요?”라는 나의 질문에 보살님은 “우리 스님은 볶은 소금만 드신다우. 그리고 흰설탕 대신 흑설탕을 좋아하고 수입 밀가루 대신 우리밀을 갈아서 만든 것만 드신다우.”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차근차근 내게 알려주시던 보살님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꽃소금을 요리에 많이 사용하는데, 그렇게 되면 나트륨 함량이 많아 혈압이 상승할 수 있어 건강에 안 좋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살님은 우려 마신 찻잎을 물에 불려 소금과 함께 볶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찻잎을 그냥 버리기 아까워 만들기 시작했는데 음식에 이용하니 그 맛이 너무 좋아 계속 만들어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려 마신 찻잎을 버리기 아까워서 만들기 시작한 녹차소금이나 녹차기름이 지금에 와서는 ‘웰빙 식품’이란 이름으로 이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될 줄은 누구도 몰랐을 것입니다. 그 후 저는 보살님께 배워온 방식을 응용해 녹차소금과 녹차기름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녹차소금이나 녹차기름은 음식의 잡냄새도 없애주면서 음식의 깊은 맛을 내주는 것은 물론, 녹차의 카테킨 성분이 콜레스테롤 상승도 막아준다고 합니다.
오늘은 녹차소금과 녹차기름을 이용해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웰빙 식사를 한번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만드는 법
<녹차 기름> 재료: 식용유 1ℓ, 녹차 잎(불리지 않은 마른 잎) 1큰술
① 식용유를 큰 냄비나 프라이팬에 끓인다.(이때 팔팔 끓을 때까지 끓여 주어야 한다.) ② 식용유가 끓어오르면 불을 끄고 1분 정도 지나서 녹차 잎을 넣어준다 ③ 기름이 식으면서 찻잎이 점점 밑으로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면 완성.(녹차 잎이 가라앉으면 기름을 밀폐용기에 부어 보관한다.)
<녹차 소금> 재료: 꽃소금 1컵, 녹차가루 1큰술
1. 꽃소금을 프라이팬에 넣고 중불에서 계속 볶아준다.(색깔이 갈색이 될 때까지 볶는다.)
2. 소금이 갈색으로 변하면 불을 끄고 1분 정도 지난 후 녹차가루를 넣어서 남은 열로 계속 볶아준다.
3. 다 볶아진 녹차소금을 절구에 빻아 가루로 내면 완성.(절구가 없으면 분쇄기로 갈아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