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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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부처님의 마음을 전한 것이 선(禪)/원순 스님(송광사 인월암)
‘세존’ 세상에서 존경 받을만한 분 의미
삼처전심(三處傳心)은 선종의 근본 뜻

부처님의 세상이요 깨달음에 해당되는 ‘그 무엇’에 대해서는 부처님이나 조사스님도 어떻게 설명할 도리가 없다고 하였다. 공부하는 사람이 직접 체험을 통하여 바로 알고 깨쳐야만 하니 이것을 선(禪)이라고 한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근원을 <선가귀감> 5장에서는 말한다.
世尊 三處傳心者 爲禪旨
세존이 세 곳에서 마음을 전했다는 것이 선(禪)의 근본 뜻이 되었다.
여기서 ‘세존(世尊)’은 ‘세상에서 존경 받을만한 분’이라는 뜻으로서, 부처님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다. 세존이 가섭에게 ‘세 곳에서 마음을 전했다는 것’은 어떤 말이나 설명이 필요없이 부처님의 마음과 가섭의 마음이 통하여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가섭의 공부를 인가했다는 것이다. 가섭이 부처님께 마음으로 법을 전해 받은 것, 이것이 선종의 시작이 되었다.
다자탑전 분반좌
어느 날 부처님께서 중인도 비사리성(毗舍離城) 서쪽에 있는 다자탑 앞에서 많은 대중들에게 설법을 하고 있을 때였다. 설법이 중간쯤 진행될 때 차림이 허름한 가섭이 먼 길에서 돌아와 뒤늦게 모습을 드러내자 대중들은 그를 별로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그때 부처님께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어서 오라! 가섭이여” 하며 당신이 앉던 자리 절반을 내주고 가섭을 당신 옆에 앉게 하였다.
이때 부처님께서 앉은 자리 절반을 가섭에게 내준 일을 선가에서는 부처님이 가섭의 공부를 인정한 것으로 본다. 부처님이 당신의 법을 가섭에게 전했다는 뜻이다. 이 내용을 ‘다자탑 앞에서 자리를 절반 나누어 앉았다’다고 하여 ‘다자탑전(多子塔前) 분반좌(分半座)’라고 한다.
염화미소
부처님이 영취산(靈鷲山)에서 법회를 보고 있을 때에 일어난 일이다. 영취산은 중인도 마갈타국 왕사성 동북쪽에 있는 유명한 불교 성지로 알려져 있다.
산 모습이 독수리처럼 생긴데다가 실제로 독수리도 많이 살고 있어서 붙게 된 이름인데 ‘영산(靈山)’이라고도 한다.
이 영취산에서 법회를 보고 있을 때 하늘에서는 꽃비가 내리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법회 중간에 허공에서 떨어지는 꽃 한 송이를 갑자기 집어 들고 대중에게 보였다. 모든 대중들은 느닷없이 일어난 부처님의 이런 행동이 무슨 뜻인지를 몰라 어리둥절해 했다. 그 대중 가운데 오직 가섭만이 부처님의 뜻을 알아채고는 빙그레 웃었다. 이때 부처님께서 “나에게 정법안장(正法眼藏), 열반묘심(涅槃妙心), 실상무상(實相無相), 미묘법문(微妙法門),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이 있는데 이 모든 것을 가섭에게 전하겠노라” 말씀하셨다. 이 내용을 ‘영취산 법회에서 꽃을 집어 들어 보였다’는 ‘영산회상(靈山會上) 거염화(擧拈花)’라고 한다. 뒷날 부처님이 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인 이 일을 두고 ‘염화시중(拈花示衆)’이라 말하기도 한다. 또 꽃을 드니 가섭이 빙그레 웃었다고 하여 ‘염화미소(拈花微笑)’라고도 한다.
곽시쌍부
쿠시나가라에서 부처님이 열반하셨을 때 제자들은 사라수나무가 마주 서 있는 자리에 관을 모셔 두었다. 열반하신 뒤 칠일이 지나서야 멀리 떨어져 있던 가섭이 뒤늦게 도착하였다. 슬픔을 억누르며 가섭이 지극히 공경하는 마음으로 부처님의 공덕을 정성껏 찬탄하자 부처님께서 관 밖으로 두 발을 내보이셨다.
뒷날 관 밖으로 두 발을 내보인 이 일을 ‘쌍수하곽(雙樹下槨) 시쌍부(示雙趺)’라고 하여, 선종에서는 부처님이 가섭에게 법을 전했다는 징표로 삼았다. ‘쌍수(雙樹)’는 나무가 마주 서 있는 것을 말하고, ‘곽(槨)’은 부처님을 모신 관을 말하며, ‘쌍부(雙趺)’는 부처님의 두 발을 뜻한다. 이 내용을 보통 곽시쌍부(槨示雙趺)라고 줄여 말한다.
선종에서는 세 곳에서 마음을 전했다는 이 ‘삼처전심(三處傳心)’을 들어 부처님의 법이 가섭에게 전해졌다고 이야기 한다.
그 법이 28대 달마대사까지 내려와 중국의 혜가 스님에게 전해지고, 육조 혜능 스님 때에 꽃이 활짝 피어서 한국에까지 전해져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내려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부처님의 세상이요 깨달음은 근본 자리에서 부처님이나 조사스님도 어떻게 설명할 도리가 없다고 했다.
이 ‘삼처전심’ 또한 근본을 알고 보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지나지 않는다. 가섭에게 법을 전했다는 이야기는 북본(北本) <열반경>에도 실려 있다.
佛告諸比丘 有無上正法付囑摩訶迦葉 迦葉當爲諸比丘之大依止 猶如如來爲諸衆生之依止處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에게 ‘높고도 높은 바른 법’이 있는데 가섭에게 이 법을 전하겠노라. 여래가 모든 중생들의 의지처가 되는 것처럼 가섭은 모든 비구들의 의지처가 되리라.”
200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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