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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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논리와 비과학 논리 /최훈동(한별정신병원장 )
과학의 논리는 처음에 설정한 가설이 정당한 이론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실험을 통해 증명되어져야 하는 엄격한 검증 절차를 설정한다.
따라서 어떤 이론을 가정을 하는 단계에서는 창조적 의문과 상상력, 그리고 추리력이 작용해야 한다. 그러나 왜곡된 선입견을 당위로 전제한 추리는 사실 자체를 왜곡시켜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만다.
언론의 논리는 어떤 사실에 대해 여론의 관심을 불러 일으켜 진실 여부를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취재원 비밀 보호라는 불투명한 과정이 있어 취재 기자의 어떤 선입견, 예를 들면 유죄 또는 무죄와 같은 미리 내려진 결론에 의해 논리를 전개해 나갈 수 있는 치명적 결함이 있다는 점에서 학문적 엄정성이 결여되어 있다.
코끼리와 장님의 우화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코끼리 구경을 나선 일단의 장님들이 각자 자기가 보고 체험한 코끼리에 대해 한마디씩 한다. 다리를 만진 사람은 통나무처럼 생겼다. 코를 만진 사람은 소방 호스처럼 생겼다. 상아를 만진 사람은 단단한 뿔처럼 생겼다고 각자 자신이 옳음을 주장한다. 모두 일면의 진실을 내포하나 전체적 실상과는 거리가 멀 뿐 아니라 진실 자체가 왜곡된 주장들이다.
이처럼 어느 사건이나 사실을 규명하는 데 있어서 언론의 논리는 과학의 논리와 달리 장님의 코끼리 추론과 같은 맹목성이 깔려 있다. 어떤 사실이 알고 싶고 그것도 타 언론과 경쟁하여 신속하게 보도하고 싶은 만큼 과학적으로 추적해 들어가는 정확성과 치밀성이 결여되어 있다.
이번 MBC ‘PD수첩’ 사건은 치밀히 기획된 취재팀의 악의적 의도에 의해 세계적 학회지가 인정한 연구를 마치 사기극처럼 취급하였는데 이것은 공영 방송의 중대한 범죄행위이다. 수많은 연구원들과 자발적 난자 공여자들의 순수성을 사기극의 공범으로 몰아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고 명예를 훼손시켰음은 물론이고 국가적 신뢰를 떨어뜨린 책임이 너무 크다.
과학적 연구에 대한 언론과 종교계의 관심은 좋으나 학문의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 과학의 연구에 대한 비판은 과학자의 또 다른 연구에 의해 학문적으로 반박하게 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연구라도 윤리적으로 불순한 이용은 막아야 한다는 것을 과학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세균 무기와 같은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이 가정되더라도 질병 치료에 필수적인 세균에 대한 연구를 막아서는 안 되는 것처럼 배아 줄기세포 연구도 종교적 논리로 막을 수 없다. 우리사회 일부는 난치병 치료에 필요한 연구라는 것을 동의하면서도 윤리적 시비를 거듭하고 있다. 장차 인간 복제로 될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 등을 내세우지만 연구와 그 연구를 악용하는 문제는 별개의 차원인 것을 구별하지 못한데서 오는 논쟁이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생명 윤리를 설정하는 것은 과학의 연구가 결국 인간 생명이나 삶에 미칠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사회적 또는 종교적 성찰이 함께할 근거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그 선을 지켜야 한다. 그 선은 과학의 진실성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생명의 정의도 과학에서 규명한 사실에 입각하여 내린 것이 가장 정확하다. 인간 생명도 의학계의 정의를 존중해야 된다.
정합된 조건 아래에서 바른 결과가 일어나고 그 조건이 다하면 사라지는 연생과 연멸의 진리는 과학적 논리와 한 치도 어긋나지 않는다.
종교적 권위가 학문의 영역을 침범하여 수많은 생명을 화형에 처한 중세의 마녀사냥이 되풀이 되서는 안 될 것이다.
200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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