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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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아이는 부산하게 움직여야 정상
24종 소아질환은 성년·미성년·유아기로 분류
갓난아이는 진맥이 어려워 귓볼 핏줄로 진단

소아과질환의 둘째 유형은 식이를 잘못하거나 아기를 잘못 다루어 생긴 병들이다. 잘못하여 아이를 바닥에 떨어뜨리거나 제 몸도 아직 가누지 못하는 갓난아이를 무리하게 곧추세운다든가 탯줄의 밑동 꼭지를 너무 일찍 떼 낸다거나 잘 보살펴주지 않아 아이가 너무 울어대도 병이 생길 수 있다. 축축한 바닥에 오래두거나 기저귀를 제때 갈아주지 않거나 너무 열성(熱性)이 강한 우유 크림 양고기 마늘이나 반대로 한성(寒性)이 강한 아이스크림 같은 음식들을 많이 먹여도 아이에게 탈이 날수 있다. 티베트의서에는 그와 같은 이런저런 원인으로 생기는 소아과질환이 24종 있다고 언급되어 있다. 이들 24종류의 소아과 질환은 다시 성년기, 미성년기 및 유아기 소아질환들로 세분하고 있다.
흉부감염 폐 간질환 설사 구토 전염성열병 제대감염 그리고 요석증은 성년기소아질환으로 분류되고 목구멍감염 지라 및 쓸개질환 소화 및 결장이상 뇌척수액 누적으로 인한 뇌압상승 상습적으로 점토나 흙을 먹는 토식증 그리고 모유(母乳)감염으로 인한 식중독은 미성년기소아질환으로, 눈병 귓병 구강궤양 분비선염증 척수질환 기생충병 항문농양은 유아기소아질환으로 분류된다.
젖도 충분히 먹이고 기저귀도 제때 갈아 채우고 젖니가 날 시기도 아닌데 계속 울음을 그치지 않고 보채면 갓난아이에게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신호이다. 잘 먹지도 않고 축 늘어져 눈도 뜨려않고 통 놀려고도 하지 않은 채 죽은 듯이 가만히 있기만 하여도 정상이 아니라는 신호이다. 아이들은 자고로 부산하게 움직여야 정상이다. 갓난아이를 추켜세워 어떤 부분을 만졌을 때 기겁을 하고 큰 소리로 울어대면 필시 그 부분과 관련된 특정 장기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갓난아이는 손목을 만져 진맥할 수도 없어 진단이 간단치 않다. 그래서 갓난아이는 귓볼의 실핏줄을 읽어서 진단하는 티베트 고유의 특별한 진단법을 쓴다. 이 방법은 아기를 빛이나 햇볕이 들어오는 방향을 향하도록 엄마 무릎에 앉히고 의사는 아기 뒤쪽에 서서 아기의 귓볼에 드러난 핏줄을 살핀다. 아기의 귓볼은 마치 잎맥이 선명한 나무 잎사귀와 외양이 비슷하다. 아기의 오른쪽 귓볼은 세 부위로 나누어 각각 윗부분은 폐와 대장 가운데 부분은 간과 쓸개 그리고 아랫부분은 우측 신장과 방광의 건강상태를 파악하는 진단 준거로 활용된다. 왼쪽 귓볼 역시 세 부위로 나누어 윗부분은 심장과 소장 중간부분은 비장과 위장 그리고 아랫부분은 좌측 신장과 생식기관의 상태를 읽어내는 진단 준거로 삼는다.
귓볼의 어느 부위라도 검붉은 색이면 그 부위와 관련된 해당 장기에 감염이나 염증이 있다는 신호이다. 귓볼이 핏기가 없이 창백하면 한성병(寒性病)과 관련된 질환임을 의미하고 귓볼의 실핏줄이 십자(十字)로 이리저리 서로 교차되어 있으면 귀신에 씐 병임을 뜻한다. 귓볼의 핏줄 문양이 가지런하고 크기가 고르면 생명에 위험 없이 병이 곧 낫게 될 조짐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귓볼에 핏줄이 전혀 보이지 않으면 명(命)이 오래지 않다는 불길한 징조이다. 제목이 <보연화관(寶蓮花冠)>이란 뜻의 티베트의서에는 이런 특수한 진단법들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아기를 진단하는 방법은 그 외에도 뇨진(尿診)과 엄마와의 문진(問診)을 통해 아기의 증상과 병증을 알아보고 아기를 직접 살펴보는 망진(望診)이 있다.
진단이 일단 내려지면 의사는 각각의 병증에 따라 여러 가지 약을 처방한다. 요즘 아이들은 복용하기 좋게 단맛을 가미한 양약에 길들여져 전통약이나 향약의 씁쓸한 맛을 싫어한다. 그러나 개중에는 씁쓰레한 탕약도 거르지 않고 곧잘 복용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흔한 질병들을 티베트의학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가장 흔한 감기에서부터 소아과질환에 이르기까지 대표적인 몇몇 질환만 훑어본 것이다. 다음 회부터는 티베트의학의 독특한 진단기법들과 그 가치 그리고 놀라운 정확성을 소개할 것이다.
■아주대교수· 한국티베트의학원장
200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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