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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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림(실천불교전국승가회 공동의장 )
화합은 상생의 뿌리

잔치는 끝났다. 前 총무원장 법장 스님이 갑자기 열반하면서 치러진 이번 총무원장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종단내외의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그런 가운데 치러진 선거가 이제 끝났다. 그리고 선거를 통하여 당선된 지관 스님은 당선소감에서 화합하는 종단으로 운영하겠다고 했다.
그렇다,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대내외적으로 화합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그것은 그 어느 때보다 지금 불교계는 국민의 관심과 존경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법장 스님의 갑작스러운 열반의 원인 가운데에는 종단의 ‘불협화음’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충격 속에서도 법장 스님의 시신기증은 많은 사람들에게 삶과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하게 했다. 특히 총무원 집행부와 법장 스님의 문도들은 평소 생전 스님의 정신과 그 유지를 받들어 시신을 온전하게 병원에 기증했다. 이것은 참으로 모든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렇게 법장 스님의 열반은 우리에게 수행자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이며, 죽어서 무엇을 남겨야 할 것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스님의 열반을 통해 불교는 모처럼 불교다운 모습을 국민 대중들에게 보여 주었다.
지금 국민들은 불교가 역시 위대한 종교이며, 스님들은 존경받을 만한 분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총무원장선거가 진행되었다.
사실 나는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 내내 불안했다. 이번에도 선거가 과열되어 후보들 간에 비난과 흑색선전이 난무하면 그 일을 어떻게 할 것이며, 자칫 금전이 오고가기라도 하여 혼탁한 양상을 보이면 그 일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청정한 삶을 생명으로 하고 정직함을 무엇보다 귀중하게 생각해야 할 스님들이지만, 스님도 인간이고 선거는 세속적인 경쟁인데 그 속에서 스님들이라고 어찌 다급한 상항으로 몰리면 혼탁해지지 않을 것인가. 그래서 몹시 걱정했었다. 그리고 선거기간 동안 간간히 불안한 소문이 들려오기도 했었다. 유력 후보들 간에 자격시비도 있었고, 약간의 비난성 성명서도 있었다.
하지만 신속히 원로회의 의장스님은 유시를 통하여 선거과열을 냉각시켰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송사를 한다든지 하지 말라는 말씀도 하셨다. 그래서였을까. 선거는 별 탈 없이 무난히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서로 화합하고 상생하는 일이다. 아니 이제 우리는 새로 당선된 총무원장을 중심으로 종단발전을 생각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 선거과정에서 다소 과열된 경쟁이 있었고, 그 결과 다소 나쁜 감정이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일단 선거가 끝난 만큼 모두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
사실 총무원장에 출마한 후보 스님들은 모두 종단 안팎에서 존경받는 훌륭한 스님들이다. 그동안 종단을 위하여 크게 공헌했고, 덕망이 높은 대덕들이다. 그러니 선거기간에도 선거후에도 그 덕망을 잃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번에 당선된 지관 스님은 종단을 대표하는 학승이다. 해인사에서 오랫동안 강백을 하셨고, 동국대에서 후학을 가르쳐 왔다. 그동안 오직 학문을 하는 분으로 외길을 걸어오신 분이다. 그 결과 지난 만해축전에서 만해학술상을 수상하셨다. 스님의 학문적 공적이 대내외적으로 공인된 것이다. 그런 분이 총무원장을 하게 되었으니 종단으로서는 모처럼 학문과 덕망을 갖춘 대덕종사를 원장으로 모시게 되어 큰 영광이다. 그러니 더욱 종도들은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거두고 화합해야 한다.
그리고 새 원장스님께서도 무엇보다 선거 후유증을 해소하고 큰 덕망을 보여주셔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옆에서 스님을 보필하는 분들이 이점을 명심해 주시기 바란다.
200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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