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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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지구 온난화/서울대 전기공학부
급속한 산업화가 기상이변 재앙 불러
소비해야 굴러가는 사회, 욕심 부추겨

10월 말이 돼서야 선선함이 느껴질 정도로 이번 여름은 유난히 길었다. 한국의 기후가 점점 아열대를 닮아가고 있다는 것과 무관치 않다.
제주도에서만 보던 아열대성 고기가 울릉도 부근에서도 발견된다고 하고, 중부 지방에서도 제주도 식물을 재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지구의 온난화가 진행되는 절대적 요인을 밝히기는 힘들다. 하지만 인류가 소모하는 에너지와 탄산가스가 중요한 원인임에는 이론이 없을 것이다. 특히 브릭스(BRICs), 즉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대국이 급격히 산업화 되고 있다. 산업화는 자원의 소비와 상관관계에 있으므로, 기후 생태계의 교란은 더욱 가속될 것이다.
에너지 확보를 위한 국가간의 치열한 경쟁은 가장 큰 국제 정치적으로 긴장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200년 간 역사의 발전은 인간에게 물질적인 편리함과 인간 수명의 연장을 가져다 준 반면에 풀기 어려운 숙제도 같이 가져다주었다. 우리가 속해 있는 거대한 소비의 체인 구조는 비관적인 전망만 더하게 한다. 세계경제, 사회구조가 소비하지 않으면 지탱하지 못하게끔 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치 멈추면 쓰러지는 자전거와 같이 인류는 소비하지 않으면 큰일 날것과 같은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는 듯이 보인다.
과학 기술의 발전에는 이러한 소비의 ‘진작’에 기여한 부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 전자 공학자들의 밤낮 없는 연구 덕분에 카메라가 달린 휴대전화, 인공위성에서 가르쳐 주는 자동차 지도 등으로 편리함을 즐긴다. 매년 개발되는 새로운 모델의 자동차는 우리의 욕구를 부추긴다.
그러나 편리함 뒤에는 소비를 부추기는 시스템이 있다는 점, 아니 현대가 소비하지 않으면 쓰러지는 시스템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힘들다.
토인비는 역사가 항상 변증법적으로 발전한다고 주장했다. 좋은 것 뒤에는 부정적인 면이 따라오고, 이를 다시 어우르는 새로운 시스템이 창출되어 역사가 발전한다는 뜻이다. 변증법을 인간의 정신에 적용한 것이 헤겔이고, 물질에 적용한 것이 마르크스이다. 과연 현대의 숨 막히는 소비 사회를 지속가능하도록 전환하는 변증법이 있을까.
나는 그 단서를 불교에서 찾는다. 어느 학자는 불법이 반쪽 법이라고 주장한다. 부처님은 원리만을 가르쳤고 세세한 세상사에 대해서는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열반 가까이 하신 말씀, “나는 한마디도 한 것이 없다”라고 하셨을까. 우리의 마음에 이미 갖추어져 있는 불성에 대한 강조를 그렇게 표현하셨을 것이다.
끝없이 허덕이는 소비사회에서 인류와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변증법은 바로 각자가 가진 불성을 발견하는 것 아닐까. 불성을 통해서만, 남보다 더 많이 가지고, 더 많이 소비하려는 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면에서 불법은 반쪽 법이 아니라, 인류와 지구, 모든 중생을 구하는 완전한 법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다.
200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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