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 32대 총무원장에 지관 스님이 당선됐다. 우선 큰 축하를 드리면서, 한국불교 장자종단의 총무원장으로서 조계종은 물론 한국불교의 발전과 흥륭에 큰 자취를 남기는 총무원장이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 크다.
평소 조계종의 개혁과 발전에 대한 염원이 있었고, 이번에 큰 희생의 각오하면서 서원을 세우고 나왔을 것이다. 그러한 스님의 서원이 조계종과 한국불교의 발전이라는 원만한 결과로 회향되어져야 할 것이다.
지관 스님이 후보로 나섰을 때 강한 학자풍의 면모 때문에 조계종이라는 큰 종단을 이끌 행정력은 어떨까하는 우려의 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에 불과할 것이다. 본디 최고의 자리란 상징성이 큰 것이요, 큰 방향제시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적절한 인사를 통해 올바른 방향으로 흔들림 없이 나가게 하는 지도력을 발휘한다면 풍부한 경륜이라는 스님의 특성이 조계종의 역사에 특색있는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물론 제 32대 총무원장으로서 안아야 할 짐은 너무도 많다. 우선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불협화음을 극복하고 대 화합의 전기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가 될 것이다. 문중과 파벌을 넘어선 불편부당한 인사를 통해, 또 모든 종도가 함께 수긍하고 지향할 수 있는 올바른 정책과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종단의 분위기를 일신해야 한다. 취임 초기에 분명한 지향점을 제시하고 흔들림없는 강한 의지를 보여야만 잡음을 잠재우고 순조로운 종무행정의 기틀을 다질 수 있다.
한 종단의 행정수반은 전체를 유기적인 관계 속에 파악해 치료할 필요도 있고, 어떤 부분은 과감하게 도려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치료의 분기점에서 지혜로운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 행정수반인 총무원장의 막중한 위치이다.
조계종이라는 거인이 벌떡 일어나 한국불교를 빛나게 하기를 바라는 1000만 불자의 염원이 스님의 양어깨에 걸려 있다. 그것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것이 아니라는 것을 통찰하고, 끊임없이 병의 근원을 찾으면서도 치료할 수 있는 부분은 확실히 치료하는 지혜로운 행보가 이어지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