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이라는, 이름도 고운 광주에서 불법의 광명이 솟구친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광주 동구불교협의회와 현대불교가 공동개최한 ‘빛고을 불교아카데미’에 불자들과 일반시민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어, 1000여명이 모이는 성황을 이루었다고 한다. 1000여명이 무슨 성황이냐고 할 분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광주에서 불교행사에 1000여명이 모였다는 것은 여타 불교세가 성한 곳에서 몇 천 명이 모인 것보다도 의미가 있다.
원래 백제문화의 터전이요, 수많은 명찰이 있고, 또 수많은 고승대덕을 배출했던 호남지역에 불교의 교세가 현저하게 약화된 것이 벌써 꽤 오랜 일이 되었다.
이런 곳에서 이만한 성황을 이루었다는 것은 불교가 다시 흥륭할 수 있는 시절인연이 도래했다는 조짐과도 같이 느껴지기에 더더욱 반가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물론 단순히 시절인연이 아닐 것이다. 부처님의 십대제자라는 구체적 인물을 구체적인 인물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이켜본다는 주제가 참신하였고, 그 참신한 주제를 가지고 성공적인 행사를 치러내기 위해 애쓴 광주 동구불교협의회와 현대불교의 노력에 아낌없는 찬탄을 보내야 옳다. 상황과 여건에 상관없이 호소력 있는 주제를 가지고 노력을 기울이면 성공적인 포교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귀한 예를 보여준 것이 아닐까?
부처님의 가르침을 오늘, 바로 여기의 삶에 적실한 것으로 재해석하여 관심을 모아야 한다는 것은 우리 불자들이 모두 알고 있는 일반론이다. 여건이 좋은 곳에서는 이러한 당위성에 잠시 눈감더라도 문제가 없지만, 교세가 약하고 환경이 어려운 곳은 이러한 당위를 실현하는데 힘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단순히 교세를 자랑하기 위해서는 아니라 하더라도, 그 동안 불교세의 침체로 마음상해 있던 호남 불자들의 가슴이 조금을 펴졌을 것이다. 그 가슴에 우리 천만불자들의 뜨거운 찬탄과 격려가 전해지고 힘이 보태어져, 이렇게 일어난 소중한 기운이 호남불교의 부흥을 알리는 기지개가 되고, 나아가 한국불교를 이끄는 큰 흐름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