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모으기·부동산 투기 등…
오래된 윤회과정서 만들어진 습의 결과
가끔 산사에서 들리는 독경 소리는 세속의 여러 소리들에 물든 우리의 귀를 씻어준다. 특히 천수경에서 ‘원아속단탐진치(願我速斷貪嗔痴)’라는 구절을 들으면 평소에 생활하는 우리의 모습이 탐진치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고 스스로 부끄러워질 때가 많다.
세속의 생활을 하면서, 탐하지 않고, 성(嗔)내지도 않고, 그리고 중요한 부처님 법은 무시하고 세상사에 집착(痴)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것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우리의 삶이 더 잘 먹고, 많이 모으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기를 지향하는 쪽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종교계의 재산 모으기, 부동산 투기 등의 소식을 접하면 승속을 막론하고 탐·진·치를 끊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느낌은 신경세포에 의해서 만들어 진다. 안·이·비·설·신·의의 여섯 가지 감각체계는 색·성·향·미·촉·법이라는 자극으로부터 만들어지는 신경 세포의 화학물질의 반응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눈으로 빛이 들어왔다고 하자. 이 빛에 의해서 눈의 신경세포가 자극을 받으면, 이 자극은 전기신호로 만들어지고, 신경 세포의 고리들을 통해서 뇌로 전달하게 된다. 뇌의 신경 세포들은 전달된 정보를 뇌세포에 저장하기도 하고, 또 다른 세포를 자극해서 반응을 결정하기 위한 정보를 내보내기도 한다. 뱀을 보았을 때, 신경 자극에 의해서 뇌 신경세포는 뱀에 의한 반응 물질을 만들어서 필요한 세포(피부나 손·발의 세포)로 전달하게 되는데, 여기에 관여하는 물질이 신경전달 물질이다. 운동·흥분·감정조절과 관련하는 도파민(dopamine)이나 우울증·식욕·수면과 관련 있는 세로토닌 등이 모두 신경전달 물질이다.
신경 전달 물질은 신경 세포핵 내에 있는 DNA와 주위 단백질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뱀을 보았을 때, 무서움이 생기는 것 또한 신경 전달물질에 의한 것이므로, 감정이라는 것 또한 수 억년 걸린 나의 DNA의 진화 결과임을 알 수 있다. 또한 훈련에 의해서 뱀과 쉽게 친해지는 것 또한 태어난 후 훈련에 의해서 만들어진 단백질과 DNA의 묘한 조화인 것이다. 이와 같이 신경 전달 물질을 밝히고 이것이 정신적인 질병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를 밝히는 것, 치료를 위한 약을 개발하는 것이 신경과학자, 그리고 생물 화학자들의 연구 분야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탐·진·치가 오래된 나의 윤회의 결과임과 동시에 나의 인생의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습관의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오묘하기 짝이 없는 것은 자비가 충만한 사람에게서 나오는 신경 전달 물질은 우리 몸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이유 없이 탐·진·치가 나를 괴롭힐 때, 이것이 나의 오래된 업에 의해서 만들어진 모습이라는 것을 자각하자. 그리고 탐·진·치가 일어나는 곳을 관조함에 의해서 오래된 업이 사라진다는 오묘한 부처님의 관법을 이해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