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존재는 실체가 없고 평등할 뿐이다. 만약 온갖 존재에서 안팎을 구분한다면, 이는 마음에 장애가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떠나 별개의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비밀상경>
자폐증 수영선수의 아름다운 도전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9월 체코에서 열린 세계장애인 수영선수권대회 배영 200m 경기에서 감동과 눈물의 금메달을 목에 건 김진호군(19ㆍ부산체고 2년)이 주인공. 진호군은 8일 ‘2분 28초 5’라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당당하게 우승 메달을 쟁취했고, 9일 열린 자유형 200m 경기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했다.
진호군의 승리가 빛을 발하는 것은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좌절과 시련, 가족들의 남모를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네 살 때 자폐증 진단을 받은 진호군은 아홉 살이 돼서야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진호군은 한 달 만에 학교에서 쫓겨나 열한 살이 될 때까지는 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 이때부터 성장교육의 일환으로 수영을 배웠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진호군은 세상의 높은 편견에 다시 눈물을 흘렸다. 자폐아란 이유로 바로 집 앞 체육고등학교가 입학을 거부했다. 진호군의 어머니는 아들의 마음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경기도 안양에서 부산으로 집으로 옮기기까지 했다. 진호군의 승리는 그런 어려움을 뚫고 이뤄냈기에 더욱 값진 것이다.
이번에는 새로운 모험을 한다. 10월 14일 열리는 전국체전에 출전해 일반인들과 승부를 겨루는 것이다. 편견의 물살을 가르는 진호군의 수영. 힘찬 진호군의 스트로크가 언제까지나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