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 종합 > 기사보기
(31)질병 404가지로 분류/아주대교수· 한국티베트의학원장
크게 업·혼령·잘못된 섭생·가성으로 구분
티빠 균형 깨져 감기 발생, 따뜻한 물 좋아

티베트의학에서는 질병을 모두 404가지로 분류하고 그것을 다시 크게 네 갈래로 구분한다. 첫째는 전생의 업 때문에 생겨 치료할 수 없는 병으로 101가지가 있다. 그런 병들은 뚜렷한 원인이나 이유도 없이 나타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몰라갈 수도 있다. 꼭 자기 자신이 저지른 소행의 결과만은 아니다. 이 세상 저 혼자만이 존재한 것이 아니라 서로 물고 물려 얽혀있듯이 다른 사람들이 저지른 소행의 결과로도 생길 수 있다.
우리 불교에서는 전생의 악업 특히 다른 유정물을 살상하는 악행을 저지르면 그런 병에 걸릴 수 있다고 본다. 티베트인들은 가족이 그런 병에 걸려도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자신의 업보로 생각한다.
그래서 티베트인들은 자신의 업장을 소멸하고 불행과 질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오체투지로 성지를 순례하고 만트라(진언)을 외우며 간절히 기도한다. 그리고 선업을 쌓기 위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스님들께 음식과 옷가지를 시주하여 끊임없이 공덕을 쌓는다.
아무리 시설 좋고 유명하다는 병원이나 명의를 찾아 별의별 치료를 다 받아보아도 차도가 없는 질병은 바로 전생의 업 때문에 생긴 병들이다. 선행을 통해서도 그 업장을 씻어낼 수 없다.
둘째는 혼령이 씌어 굿(푸닥거리)이나 종교적인 제의를 통해 퇴치할 수 있는 병으로 역시 101가지 있다. 셋째는 현생의 잘못된 섭생과 생활습관에서 비롯된 병으로 치료 가능한 101가지 병이다. 마지막으로 별다른 손을 쓰지 않고도 쉽게 치료될 수 있는 겉모습만 병처럼 보이는 가성(假性) 질환 101가지이다. 이들 세 갈래 303가지 질병은 모두 치료 가능한 병들이다. 이제부터 티베트의학의 관점에서 우리 사회에 흔한 질병들을 몇 가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아무래도 동서를 막론하고 가장 흔한 질병은 감기일 것이다. 감기는 너무 덥거나 추운 극단적인 날씨에 티빠 에너지의 균형이 깨져 생기는 병이다. 티빠는 체온조절 기능을 가진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먼지와 공해물질도 감기를 일으키는 병인이 될 수 있다.
감기는 티베트의학에서 목감기 폐(肺)감기 코감기 그리고 독감 이렇게 네 종류로 나누고 있다. 목감기의 증상은 처음에 목구멍천장과 성대 안에 통증이 오고 이어 콧물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 여파로 성대가 부어 목이 쉬고 심지어는 목소리를 잃을 수도 있다. 그리고 재채기가 계속된다.
폐감기는 목감기와 비슷한 증상에 더하여 기침 두통 가슴의 통증과 울혈이 수반된다. 폐감기는 서둘러 치료를 해야지 방치하였다가는 만성기관지염과 다른 고약한 폐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코감기의 증상은 콧구멍이 가렵고 염증이 생기며 콧물을 계속 흘려댄다. 독감은 두통과 온 뼈마디와 장딴지에 동통이 오고 목과 엉덩이가 뻣뻣하게 굳으며 식욕상실과 오한이 있고 입맛이 쓰디써지며 두들겨 맞은 듯이 밤이면 온몸이 쑤시고 환각과 비몽사몽 꿈에 시달릴 수 있다. 그럴 때는 만사 제쳐놓고 푹 쉬는 것이 최선이다. 고단백 식품도 피하고 술도 삼가야 한다. 술을 먹으면 몸에 열이 나서 대사계가 망가져 심할 경우 죽기까지 할 수 있다.
감기치료는 먼저 약초를 달여 물에 녹은 수용(水溶) 성분을 추출한 ‘목향(木香)4’라는 정제(精劑)나 엠블리카 오피시날리스(Emblica officinalis)를 주성분으로 하는 칠보정(七寶精)을 쓴다. 엠블리카 오피시날리스는 오렌지보다 무려 24배 많은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는 과일이다. 이런 정제들은 체열(體熱)의 균형을 바로잡고 면역계를 증진시켜 주는 약들이다.
그리고 티베트의학에서는 또 목감기에는 ‘정향(丁香)6’ 폐감기에는 ‘용담15’ 그리고 독감에는 ‘장뇌25’를 처방한다. 뭐니 뭐니 해도 독감에는 따끈한 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단식하는 것이 제일 좋다.
감기에 이어 심혈관질환에 대하여 살펴보겠다. 식습관과 생활양식의 변화로 현대 사회에 가장 문제가 되는 질병중의 하나가 바로 심장병이다. 티베트의학에서는 심장을 마음이 자리한 곳으로 본다. 심장은 범습룽(汎濕氣)의 도움으로 온몸의 혈액순환을 관장한다.
2005-09-07
 
 
   
   
2024. 11.2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