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에서 ‘선우논강’은 중요한 키포인트 중의 하나이다.
그동안 선우논강에서 제기한 문제는 불교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켜 왔다. ‘간화선과 위빠사나’ ‘비구니 팔경법’ 등 공개적으로 논하기 꺼려했던 불교계의 민감한 부분을 과감히 공론화하여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29일 열린 제12회 선우논강도 ‘대념처경과 간화선’이란 주제로 50여명의 스님들이 참석해 높은 열기를 실감케했다. 그러나 막상 논강이 시작되자 ‘여기가 선우논강 현장인가?’ 하는 의구심이 일었다.
미리 배포된 발제문은 이미 2년 전 열렸던 ‘간화선과 위빠사나 무엇이 같고 다른가(7회 선우논강)’에 나왔던 발제문에서 상당부분을 발췌했다. 논강 주제도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나마 논평자 없이 진행된 토론이어서 맥이 빠지기는 마찬가지였다. 직접 수행에서 우러나온 자신만의 견해보다 용어해석이 주류를 이룬 토론장은 ‘장님 코끼리 만지듯’ 의미없는 시간이 되고 말았다. 결국 반복되는 주제, 성의없는 발제, 맥 빠진 토론은 낮부터 밤늦게까지 자리를 지킨 참석자들에게 아쉬움만 던져주고 말았다. 건전한 토론은 민주사회를 지탱시키는 기초이듯, 건강한 논강은 한국불교의 바로미터이자 미래불교의 등불이다.
선우논강은 목적에서 “자주모여 법에 대해 토론하라는 부처님 말씀에 따라 함께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고 밝히고 있다. ‘논강이 살아야 불교도 산다’는 신념으로 거듭나는 선우논강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