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화합을 위한 53 선지식 선언대회’가 8월 30일 열린다.
정부와 언론기관에의 투서에 의지해 종단을 분열시키고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려는 불순한 세력에 대한 경고와, 불교의 근본정신에 의거하여 종단의 화합을 이룩하자는 여망을 강하게 호소하는 대회로 예상된다. 불교중앙박물관 공사와 관련한‘의혹’을 중심으로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그것이 종단의 건강한 청정성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나가기보다는 종단 자체를 와해시키려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세력에 이용되면서 불교계에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줄 것을 우려한 종단 종진 스님들이 나선 것이다.
결국 이러한 선언대회가 열려야 할 정도로 승단의 분열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 우선은 깊은 자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사태를 극복하고자 나선 53 선지식들의 결단이 좋은 결실을 거두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런 대회 자체가 하나의 분열된 모습을 보이는 것을 충분히 경계해야 할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한 운동의 출발점에서부터 투명하고도 정당하여 오해의 소지가 없는 목적을 표방해야만 할 것이다.
승단이 외부의 압력에 모독을 당하는 것은 그만큼 모독당할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이 요소를 척결하는데 과감하지 못하면 끊임없이 모독이 올 것이요, 그것을 이용하려는 세력 또한 끊임없이 생길 수밖에 없다. ‘속세의 법으로 출가의 법을 재단해서는 안된다’는 말로 승단의 비리는 내부적으로만 해결하자고 해서는 적당한 온정주의에 머무르는 미봉책 밖에 나올 수 없다.
문제는 이러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불순한 의도로 승단을 흔들려는 움직임이 방치하지 못할 정도로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요, 우선은 이 급한 불을 끄지 않을 수 없다는데 있다고 하겠다.
이렇게 자신들의 위치를 확인할 때 53선지식의 움직임이 종단 화합을 위한 진정한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80년대 법난의 아픈 기억이 있기에 이제 정권과 언론에 결탁한 종단 흔들기는 천만 불자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