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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든 탑이 무너지랴’ /이기선(조계종 성보문화재 위원)
국보 제86호 경천사10층석탑이 새로운 모습으로 공개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1995년부터 해체 복원에 들어가 10년 동안 210군데 보존처리를 마치고 모두 142개 부재로 해체되었던 이 탑을 3차례에 걸쳐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송, 본래의 모습으로 다시 세웠다. 국립중앙박물관이 10월 28일 개관한다 하니 일반인들이 이 탑을 보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경천사10층석탑 복원이 주목받는 까닭은 문화재적·역사적인 의미도 각별하지만, 암질조사·약품실험 등 보존처리와 3차원정밀스캔작업에 의한 부재 실측, 레이저를 사용해 오염물을 제거 등의 종합적인 조사연구가 이뤄지는 등 과학적인 문화재복원처리의 전형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방법을 통해 뒤바뀐 불화 도상들의 위치를 바로잡았고, 상륜부의 원형을 복원하는 등의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이번 복원은 한층 발전한 보존처리기술과 문화재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박물관 실내에 우뚝 솟은 경천사10층석탑을 보면서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까닭은 보존처리를 필요로 하는 석탑들이 이외에도 많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한국보존과학회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많은 석탑에서 박락과 변색, 그리고 기울어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방치할 경우 석탑의 원형이 훼손됨은 물론, 복원에 더 큰 비용과 시간을 투여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격이다. 이 점에서 최근 시작된, 최첨단 장비를 이용한 석가탑 모니터링은 문화재보전관리의 합리화 측면에서 주목된다. 모니터링을 통해 정확한 자료를 확보하면 불필요한 해체복원을 막을 수 있고, 보존처리의 적절한 시점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 ‘공든 탑이 무너지랴’란 말이 있다. 이 말의 속뜻은 힘과 정성을 들여 한 일은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탑은 바로 불탑으로서 뜨거운 신앙심과 정성을 다해 탑을 세우게 된데서 유래한 말이다. 우리 문화재는 이러한 정성과 땀 그리고 슬기와 멋이 어우러져 태어난 것이다. 우리도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게 문화재보존관리에 정성을 기울이자.
200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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