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정재는 부처님의 교단에 보시된 깨끗하고도 귀중한 재산이다. 그것을 올바로 지키고 관리하며 쓰는 것은 교단의 가장 중요한 의무이다. 그런데 과거 분명하게 삼보의 정재였던 것이 부당하게 빼앗기거나 유실됐다면? 과거의 것이라 하여 그냥 넘어간다면 그것은 하나의 업이 되어 현재의 삼보정재를 소홀히 하는 무한한 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봉선사 등에서 망실 삼보정재 되찾기 노력이 성과를 거두면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봉선사에서는 1000여 평의 땅을 되찾았으며, 망실재산을 찾기 위한 20여 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라 한다. 또한 부당하게 소유권을 잃은 사찰 문화재를 찾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회암사지 발굴 문화재 되찾기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고 한다. 하나의 사찰을 중심으로 하여 일어난 삼보정재 되찾기 노력과 성과가 불교계의 망실 삼보정재 환수에 대한 관심을 올바로 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큰일에 전 불교계가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는 현실에 대하여 불교계 전체가 크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세상의 소용돌이 속에서 질곡의 역사를 겪은 불교계의 망실재산이 어디 한 두 사찰에 그칠 것인가? 그렇다면 범종단 차원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고 또 효과적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
하루 빨리 이를 위한 대책기구를 설립해야 한다. 우선 전국적으로 망실 삼보정재와 문화유산 자료를 수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유형별로 분류해 적절한 대처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친일후손들의 사찰재산 소유권 주장에 대한 대책마련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조계와 문화재 관련 학자를 비롯한 분야별 전문가들을 영입할 필요가 있다. 종단적인 차원에서 기구를 설립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제도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나서야한다는 얘기다.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는 것은 바로 현실을 바르게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봉선사와 회암사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안을 계기로 불교계에 망실삼보정재의 환수를 위한 바른 움직임이 일어나야만 현재의 삼보정재도 올바로 지켜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