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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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수태 발생 출산 단계로 인체 형성/아주대교수· 한국티베트의학원장
인체 7대 구성성분의 마지막 하나는 재생액 곧 정액이다. 정액이 넘치면 성욕이 왕성하여 바람기가 그치질 않고 정액이 쌓여 요도와 신장의 결석을 초래할 수 있다. 반면에 방사가 지나쳐 정액이 부족하면 출혈과 격심한 통증이 따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배출기능 세 가지도 지나치거나 부족할 때 각기 여러 증상들을 초래할 수 있다. 먼저 변(便)이 너무 많으면 몸이 나른해지고 위가 부풀어 오르며 장에 통증과 뱃속에서 꾸르륵 소리가 나게 한다. 변이 지나치게 적으면 만성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장에 가스가 꽉 차오르면 그것이 위로 올라가 심장과 늑골(갈비뼈)에 통증을 가져올 수 있다. 오줌(尿)은 너무 많을 때 남자의 경우 소변 볼 때 통증이 있고 오줌이 자주 마려워진다. 부족할 때는 소변양이 매우 적고 오줌길이 시원치 않아 불편을 느끼며 오줌의 농도가 짙어진다. 마지막으로 땀은 양이 너무 지나칠 경우 심하게 흘리고 지독한 땀냄새를 풍기며 소양증(搔痒症, 가려움증)과 여타 피부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땀이 부족하면 살갗이 터서 갈라지며 체모(몸털)가 사라지게 된다.
지금까지 신체의 기본에너지 구성성분 그리고 배출기능의 각 세부 요인들이 지나치거나 부족하거나 조화를 잃을 때 초래될 수 있는 병증들을 살펴보았다. 이제부터는 티베트의학의 인체 해부 및 생리 이론들을 살펴보겠다.
티베트의서에서 인체의 형성은 수태(受胎임신) 발생(發生) 그리고 출산(出産) 세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먼저 수태 즉 임신은 두 가지 원인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젊은 남녀가 그저 몸만 섞으면 임신이 저절로 되는 것쯤으로 쉽게들 생각하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티베트의학과 불교에서는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는 것은 환한 대낮에 별보기 만큼이나 어렵고 대단한 인연이라고 하였다. 임신이 되려면 첫째 아버지의 정자와 어머니의 난자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정자와 난자는 조금의 흠결도 없는 건강한 상태여야 한다. 티베트의서에서는 수태가 어려운 9가지 경우와 그 특징들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첫째, 룽병인 사람의 정액과 월경혈(달거리피)은 결이 아주 거칠고 색이 어둡다. 둘째, 티빠병의 정액과 월경혈은 누르스름하고 냄새가 진하다. 셋째, 베껜병의 정액과 월경혈은 희멀겋고 끈적거린다. 넷째, 혈액에 병이 있는 사람의 정액과 월경혈은 썩은 내가 나고 죽처럼 걸쭉하다. 다섯째, 베껜병과 룽병이 혼합된 정액과 월경혈은 뿔뿔이 흩어진다. 여섯째, 혈액의 병과 티빠병이 합병된 정액과 월경혈은 고름 같고 매우 흐리다.
일곱째, 베껜과 티빠가 뒤섞인 질환의 정액과 월경혈은 굳어져 엉겨있다. 여덟째, 룽질환과 티빠병이 겹치면 월경이 멎게 되고 있더라고 양이 매우 적어진다. 마지막으로 아홉째, 룽 티빠 베껜 그리고 혈액의 병이 복합적으로 합병되면 정액과 월경혈이 변과 같이 굳는다. 월경이 멎거나 정액과 월경혈이 굳어지는 마지막 두 경우는 치료가 어렵지만 나머지 경우는 치료가 용이하다.
건강한 임신을 위해서는 정액과 난자가 온전해야 한다. 건강한 정액은 무색이고 걸쭉하며 넉넉한 양에 단맛의 벌꿀과 같은 질감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건강한 월경혈은 토끼피와 같이 붉고 씻으면 핏물이 쉽게 지워져야 한다. 티베트의학에서는 아버지의 정액으로부터 뼈 뇌 그리고 척수가 어머니의 난자로부터는 근조직과 오장(심장 폐 간 비장 신장) 육부(위 소장 대장 담낭 방광 생식기관)가 만들어진다고 본다.
한편 오감(五感, 시각 미각 후각 청각 촉각)을 일으키는 것은 식(意識)이다. 바로 이 식(識)이 인간의 수태에 마지막으로 중요한 원인이 된다. 식은 티베트말로 남세(nam-shey)라고 하는데 죽음과 환생의 중간상태인 바르도(중음)에 혼령으로 떠돌며 업을 따라 태어날 내생(來生)의 부모를 찾는다.
부처님께서는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중음을 헤매는 식과 그 내생 부모사이를 연결해 줄 원인과 조건이 모두 성숙되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2005-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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