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이 몸뚱이는 부정하고 악취를 풍기어 꽃이나 향으로 보호되고 있다. 온갖 오물이 가득차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몸뚱이를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을 훌륭한 것으로 알고 또 남을 업신여긴다면 그는 소경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숫타니파타>
최근 대형 로펌 등 변호사 업계도 ‘외모’로 채용한다는 기사가 났다. 사법시험에서 여성 합격자 수가 증가하면서 대형 로펌이나 소규모 법률 사무소에서 외모가 뛰어난 여성 변호사를 골라서 채용하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정신보다는 외형이나 물질이 중시되는 사회라지만 최소한의 정의를 구현하기위해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할 법을 다루는 변호사들이 감각적 유혹에 사로잡혀 중심을 잡지 못하는 현실에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그 어느 누구보다도 세상을 보는 바른 안목을 지녀야 할 이들이 아닌가? ‘변호사 업계에 불고 있는 얼짱 열풍’이라는 말이 위험스럽기까지 하다.
하루하루 수많은 어처구니없는 사건 사고 소식이 각종 매스컴을 통해 쏟아져 나온다. 취재중 산중사찰에 있는 어느 스님이 “모두 행복하길 바라면서 그 반대로 향하고 있다”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이제 우리는 과연 진정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봐야 할 때다.
나는 누구인가? 부처님 말씀처럼 온갖 오물을 가지고 있는 이 육신은 단지 꽃이나 향으로 보호되어 있을 뿐이다. 매스컴을 통해 방영되었던 한 여성의 얼굴이 아직도 선명히 떠오른다. 수많은 성형수술로 얼굴을 잃어버린 가여운 여성이었다.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살며 어떤 모습으로 살 것인가? 보이지 않는 향을 맡을 줄 알고 볼 줄 아는 눈을 떠야 할 때다. ■배지선(대구 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