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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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과 웅담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을 일부러 죽여서는 안 된다. 보살은 마땅히 자비심과 효순심을 일으켜 변치 않아서 방편으로 생명 있는 것들을 구호해야 한다. <범망경>

얼마 전, 살아있는 반달곰의 가슴을 잘라 호수로 쓸개즙을 채취·판매한 일당이 검찰에 적발돼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배에 고무호수를 대롱대롱 매단 채 2평 남짓 한 우리에 갇혀 울부짖는 곰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잔혹한 수법도 수법이지만, 살아있는 생명을 이토록 함부로 대할 수 있다니…. 그 이기심과 잔인함에 분노하다가도 끝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번 사건이 비단 몇몇 사람이 자행하는 악행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팽배한 이기주의와 생명경시 풍조의 파생물이었기 때문이다.
곰에게 호수를 꽂아 쓸개즙을 채취하는 사람에게 욕을 퍼부으면서도 다른 한쪽으로는 곰을 도살해 쓸개즙을 먹을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개정하는 나라. 세계 60국 중 유일하게 상어 지느러미를 떼어낼 목적으로 상어를 죽이는 행위를 금지하는 합의서에 서명을 거부한 나라.
나의 이득을 위해서라면 다른 생명을 앗는 일을 서슴치 않고, 환경보호라는 국제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도덕보다 경제적 이익을 안겨주는 상어 지느러미를 선택하는 우리에게 ‘상생(相生)’은 대체 무슨 의미란 말인가. 힘의 논리로 남을 해하고 남은 이들끼리 잘 사는 게 상생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명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이다. 사람이 됐든 동물이 됐든, 이제 막 움을 튼 작은 새싹이 됐든 그 속에서 생명이 태동하고 그 과정을 통해 세상이 이뤄진다.
‘인간의 평등은 모든 만물의 평등과 어긋나지 않는다’는 부처님의 말씀이 유독 생각나는 요즘이다.
■김은경(취재부 기자)
200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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