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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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관상염불/양산 정토원 원장
칭명염불(稱名念佛)은 공(空)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이치를 따라 보리심을 일으키지 못하는 하배가 행합니다. 그러나 하배라 하더라도 진실한 믿음으로 염불하면 염불삼매를 얻고 그 가운데서 부처의 몸(佛身) 혹은 32상(相) 80수형호(隨形好: 80종호), 혹은 육도중생의 모습을 봅니다.
염불삼매 가운데서 보는 것은 비록 육도의 차별된 모습(分際相)이지만 모두 응신 혹은 화신 입니다. 응신과 화신을 함께 말하여 응화신(應化身)이라 부릅니다. 응화신이 출현하는 현상은 모두 염불하는 마음에 부처님의 지혜가 감응하여 나타나는 것입니다.
관상염불(觀相念佛)은 지관(止觀)에 의지하여 깨달음을 성취하는 법이며, 고요한 가운데 선을 행하는 정선문(定善門)입니다. 관상염불은 반드시 공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공관(空觀)이 확립되고 순리발심(順理發心)하여야 지관으로 보신불의 경계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상염불은보신불의 경계를 깊이 관찰함으로써 관불삼매(觀佛三昧)를 성취하고 법신(法身)의 경계를 감득하여 ‘일체 경계는 일심인 지혜’를 증득하도록 인도합니다. 이러한 때문에 관상염불을 염불선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관상’의 관이란 생각을 쉬고 마음을 모아 일정한 경계를 응시하여 관찰하는 것입니다. 상(相)이란 관할 법입니다. 관상염불에서 관할 법은 “아미타”입니다. 아미타는 정토의 경계(相)인 의보(依報)와 정보(正報)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의보는 자연의 청정광명이며, 정보는 생명의 청정광명입니다. 의보를 관함은 자연의 별상과 총상을 관찰하는 것이요, 정보를 관함은 화신(化身: 응신)과 보신(報身)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공에 대한 이해가 투철하여 이치를 알고 발심한 상배와 중배, 즉 십해(十解) 초발심주 이상의 수행자는 분제상을 여읜 보신불(報身佛)의 경계를 관찰합니다. 관행을 심화하여 관불삼매를 성취하면 그 가운데서 무량한 상호, 무량한 덕상, 무량한 광명을 봅니다.
원효가 말하는 관상염불은 정보 가운데서 보신불의 경계를 관찰하도록 합니다. 자연의 청정광명보다 부처의 몸을 중심으로 생명의 청정광명을 관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인간의 삶과 이해관계가 깊은 생명에 대한 바른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때문에 무엇보다 남녀, 육도중생 등 생명을 마주할 때에 차별상을 버리고 평등한 마음으로 관찰하도록 합니다.
원효가 관상염불에서 밝힌 중요하고도 명심해야 할 점은 선(禪)이란 지관이며, 이 문에 들어서는 조건은 반드시 공을 투철히 이해하고 발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관상염불(염불선)은 순리발심(順理發心)한 수행자라야 가능합니다.
원효는 순리발심에 대하여 “이치를 따라 발심한다는 것은 일체의 법이 모두 환(幻)과 같고 꿈과 같아서 유(有)도 아니고 무(無)도 아니므로 말을 떠나고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경계임을 믿고 알아, 이 신해(信解)에 의지하여 광대한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원효의 관상염불은 간단명료하며 깨달음을 성취하고 보살도를 실천하는 독창적인 염불선이요, 순수한 한국불교입니다.
200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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