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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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자살/남동우(취재부 기자)
“만일 세상에 부처님이 계시지 않거든 부모를 잘 섬길지니 부모를 섬기는 것이 부처님을 섬기는 것이다.”
〈대집경〉

최근 한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2003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65세 이상 노인 276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같은 연령대의 노인 10만 명당 71명꼴인 셈이다.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의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보다도 두 배 이상 많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난 10년 동안 세 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이다. 특히 2000년과 2003년 사이 10만 명당 26명에서 71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노인 자살률이 급속도로 증가한 원인으로 ‘전통 가치관의 붕괴’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노인들은 자녀들이 당연히 부양할 것으로 믿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노인부양의 차선책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또한 아직 바닥 수준이다. 자녀부양에서 국가부양으로 옮겨가는 사이에서 한국 노인은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톨스토이의 ‘어느 말에 관한 이야기’라는 우화에 ‘홀스또메르’라는 말이 나온다. 홀스또메르는 젊은 시절 경마에서 우승을 하는 등 한 때 잘나갔지만, 얼룩빼기인 데다 늙고 병들었다는 이유로 젊은 말에게 조롱과 폭행을 당한다. 그러자 이렇게 말한다.
“늙은 것에 대해 대가를 치르라면 그렇게 하겠다. 그러나 나는 이제껏 누구에게도 악행을 저지른 적이 없다. 늙고 병들고 불구자가 된 것이 내 허물은 아니잖나?”
부처님오신달, 가정의 달인 5월. 홀스또메르의 외침이 불현듯 떠오른다.
2005-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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