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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없이 배우는 토요일/정진환(동국대 교육학 교수, 중앙도서관장)
3월 26일 전국 초ㆍ중ㆍ고등학교가 일제히 첫 토요휴업에 들어갔다. 우리나라에서 주5일수업제가 논의된 것은 노사정위원회가 노동시간 단축 합의를 한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동ㆍ경제계의 근무시간단축 논의와 관련법 개정이 주5일수업제 도입에 촉진제가 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주5일수업제 시행을 2005년 월1회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토요휴무일에 등교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시설을 활용한 특기 적성교육, 체험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토요 교육프로그램을 학교별로 적극 개설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의 지식이나 학력은 단순한 지식의 축적 이상을 의미한다. 그것은 현장 적응·문제해결·새로운 지식 창출 능력, 사고력, 비판력, 판단력, 창의력 등을 포함한다. 주5일수업제는 학습공동체 창조, 교사의 자기개발, 학교·가정·사회의 파트너십 강화, 평생학습 토대로서의 학교 구축, 교육방법의 개선과 경험의 균형화 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주5일수업제에서는 지식전달과 관리를 위한 학교 조직 관념에서 벗어나 학교 구성원들이 함께 하는 학습공동체를 구현해야 한다. 학교교육의 목적을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갖춘 자가프로그램 가능 인력 양성에 두어야 할 것이다. 단순한 수업일 축소를 통한 학교근무시간의 단축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학교를 새로운 학습 패러다임으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
주5일수업제는 교육공동체 사회로의 전환을 요구한다. 학교는 지역사회교육의 거점이 되어야 하고, 교사를 리더가 되어야 한다. 늘어나는 휴일을 교사는 자기계발의 중요한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 지나치게 간접경험에 의존하기 쉬운 지금의 교육을 제어하고 개선할 수 있는 조건으로도 적격이다. 현재 간접적인 경험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의 교육을 관찰, 조사, 견학, 사육, 봉사, 근로 등 자연체험, 생활체험, 연령간의 체험, 자원봉사, 직장체험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아 개선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주5일수업제 시행에 맞춰 학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우선 학생ㆍ교사ㆍ학부모의 요구를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학교별 대응 가능한 시설이나 자원이 무엇인지 검토하고 인적 자원 확보 및 협력인사 구축이 필요하다. 특히 토요 특별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인적 자원 확보는 매우 중요한 조건이 된다.
주5일수업제 운영을 학교단위에서 지역단위로 폭을 넓히는 사고가 필요하다. 단위학교별로 대응하기 어려운 활동도 학교 간 연계를 통하면 실현 가능해지는 것이 많다.
대입준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 교육 현실에서 특히 고교 주5일수업제 운영은 난제일 수 있다. 물론 초ㆍ중ㆍ고를 막론하고 교과별로 학력이 부족한 학생에 대해 학교가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토요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학생입장에서는 부족한 학습을 보충하는 좋은 기회일 수 있다. 그러나 교과학습이 토요휴무일 활동의 일부가 아니라 중심이 된다면 그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으며 도입 취지에도 어긋난다.
주5일수업제는 긴장 해소와 사고의 폭을 넓히는 교과외의 다양한 활동 중심으로 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스포츠 예술 문화활동이나 중ㆍ고생을 위한 진로교육을 토요일에 활용하는 방안도 권할 만하다. 진로교육은 자신의 미래 삶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설계해 볼 수 있도록 하는 방향에서 추진돼야 한다. 교사 학부모 지역인사 대학교수 등 외부강사를 초빙한 분야별 특강과 상담 개최, 열고 직업 현장 체험 등도 있다.
시험중심ㆍ주입식에서 벗어난 교육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5일수업제가 답답하고 숨 막히는 우리 교육상황을 ‘숨쉬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200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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