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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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과 공생/천미희(부산주재 기자)
삼계는 편안함이 없도다. 불타는 집과 같도다.
뭇 고통이 가득 차서 몹시 무섭다.
항상 생로병사의 두려움이 있다.
이 같은 두려움은 불과 같이 항상 타올라 그침이 없다.
여래(如來)는 이미 삼계의 불난 집에서 벗어나서
조용히 한거(閑居)하시며 임야에 안처하신다. <법화경>

세계 곳곳에서 자연 재해와 같은 대재앙들이 불러온 고통에 몸부림치는 인간들의 신음소리가 높다. 그러나 그 신음소리만큼이나 그 고통을 함께 극복하고 나누려는 인간애가 꿈틀거리는 시점이기도 하다.
3월 1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쓰나미(지진해일)와 같은 대규모 자연재해나 긴급사태에 공동대처 하기로 합의했다. APEC 21개 회원국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2005년도 1차 고위관리회의(SOM)에서 이같이 합의하고 ‘APEC 긴급사태 및 자연재해 대응전략’을 채택했다. 이는 지난해 말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가 일으킨 파장이 피해 당사국에 국한되지 않고 인근 국가와 나아가 전 세계로 번져갈 수밖에 없다는 ‘지구공동체’적 가치관에 공감대가 형성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회원국의 합일점은 한치 앞을 모르는 불안한 현실 앞에서 지구촌 가족들이 나눔과 공생으로 만들어 낼 희망을 얘기한다. 자국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국제협력기구가 오랜만에 공생의 값진 교훈을 일깨울 씨앗 하나를 심은 셈이다. 이 씨앗이 무차별적으로 몰아닥친 대재앙 앞에서 국경과 이념을 넘어선 인간애의 열매를 선사할 것이라 믿는다. 일찍이 ‘삼계는 편안함이 없도다. 불타는 집과 같도다’라고 설파하며 ‘대승’의 길을 강조했던 부처님의 가르침이 그 열매와 다르지 않기에.
200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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