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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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부의 ‘살신성인’
중생을 죽이지 말라. 보살은 항상 자비스런 마음과 공손한 마음으로 모든 중생을 구원해야한다. <범망경>

지난 설날, 어느 교통사고현장에서 사고 운전자를 구해주다 뒤에서 오던 차에 치여 30대 부부가 숨진 것으로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 구이면 전주-순창 도로 계곡터널 부근을 지나던 부부는 앞서가던 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일으키자 급정거를 하면서 멈춰섰다. 앞차의 운전자가 운전석과 찌그러진 차문 사이에 끼여 나오지 못하자 부인은 도로 가운데서 수신호로 뒤에 오는 차량을 서행시키고, 남편은 사고 운전자를 구하고자 했다.
그리고 사고 운전자를 막 구조했을 때 어두운 밤길에 사고현장을 발견하지 못하고 달려온 승용차가 덮쳐 부부가 사망하고 세 살 난 아들은 승용차 밑으로 들어가 다행히 생명을 구했다. 이런 사연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사고 운전자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산목숨을 죽이지 말라’는 불교의 계율 가운데 첫 번째이다. 여기에는 불살생(不殺生)을 넘어 ‘죽어가는 목숨을 살려야 한다’는 보살행(菩薩行)도 내포되어 있다. 미혹한 중생에게 생명은 하나이자 전부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가장 행하기 어려운 수행덕목이다. 두 부부의 종교여부를 떠나 그 행위는 보살행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보살행이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작은 선행이 모여 습관이 되고 생사를 건너뛰어 보살행으로 승화되는 것이다.
외아들과 며느리를 잃은 부친은 “언제나 남을 도와주려는 깊은 정을 가진 아들이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하나뿐인 목숨을 던져 타인의 생명을 구하고자 했던 부부의 명복을 빈다. ■이준엽(취재부장·호남주재)
200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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