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생태 문제가 21세기 인류의 핵심적인 화두임을 체감하고 있는 우리에게 최근 조계종 환경위원회로부터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지난 1월 31일 송현 클럽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교구환경위원회 설치 의무화’ 결의가 이루어졌다는 소식이다. 물론 이것은 아직 결의일 뿐으로 종령으로 확정되기 위해서는 소정의 절차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당일 회의장의 분위기와 ‘종령을 다시 정비하도록 총무원 차원에서 검토하겠다’는 환경위원회 위원장 스님의 의지 표명으로 볼 때, 교구환경위원회의 설치 의무화는 곧 이루어질 전망이다.
돌이켜 보면 조계종 환경위원회는 종령에 의해 2001년 12월 8일 발족하였다. 종단 환경정책의 수립과 시행, 사찰환경 분쟁사안에 대한 조정과 협의, 사찰환경문제의 실태조사 및 대응, 환경보존과 관련된 각종 조사 및 연구 사업, 종단 환경교육, 환경단체와의 연대 등에 대한 심의와 의결이 환경위원회의 주요 기능이다. 환경위원회는 그 후 사찰환경침해에 대한 대응, 사찰오수처리시설의 환경부 협의, 방생 지침서 발간 및 친환경적 방생 홍보, 국립공원 제도 개선사업 등 결코 적지 않은 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그러나 중앙 차원의 환경위원회 활동만으로는 각 지역의 시급한 사안에 대한 적절하고 발빠른 대응이나 환경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사전 인지와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교구환경위 설치의 당위성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교구환경위는 해인사를 비롯하여 통도사, 용주사, 월정사, 화엄사 등에 이미 구성되어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제는 이것을 전 교구에 확대시켜야 할 때다. 그리하여 스님들이 중심이 되고 환경전문가와 운동가가 함께 하는 교구환경위는 민간환경단체와 협력하여, 지역 내 환경관련 정부기관과 직간접적으로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환경생태에 대한 관심을 제고시키고 사후 대처보다는 사전 조율과 예방에 주력해 가야 할 것이다.
불교계는 ‘수경 스님 삼보일배’ ‘지율 스님 단식’ 등으로 이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교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터다. 교구환경위원회가 실질적인 활동과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한국불교를 ‘환경과 생명’을 살려내는 산 종교로 우뚝 세워나가기를 거듭 희망한다. ■박경준(동국대 불교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