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큰스님들의 줄이은 입적과 맞물려 지나치게 외형적이고 대형화된 스님들의 영결식과 다비식이 교단 내외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온게 사실이다. 거액의 돈을 들이고 수많은 인파를 동원하는 것이 마치 입적한 스님의 위상과 법력을 보여주는 것인양 여기는 풍토는 공수래공수거를 강조하는 불가의 진면목과는 사뭇 거리가 먼 것이어서 세간의 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또한 이같은 다비식 등의 행사에 참석한 많은 스님들에게 일일이 여비를 나눠주는 관행은 그 액수가 만만치 않아 어느 절에서는 빚을 내어 행사를 치렀다는 말이 들릴 정도로 해당사찰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게다가 사찰에 찾아와 과도한 여비를 요구하거나 전문적으로 여비를 타러 다니는 신원불명의 승려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러한 때에 종단 일각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지난 1월 7일 해인사에서 열린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회의에서는 스님들의 영결식과 다비식, 또는 진산식 등의 행사를 간소하게 치르고 객스님들에게 여비를 나눠주는 관행도 없애자고 결의를 했다고 한다. 늦은감이 없지 않으나 환영할만한 일이다. 이러한 결의가 자칫 교구의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옹색한 아이디어는 아닐 것으로 믿는다.
진실로 검소하고 배금주의에 물들지 않는 승가정신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더구나 요즘처럼 온국민이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때에 행사차원이든 개인차원이든 승가의 과소비적 행태와 허례허식은 반불교적일 뿐만 아니라 세간의 비판도 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다행히 본사주지스님들 뿐만 아니라 원로회의와 중앙종회에서도 여기에 동의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종단의 통합적 결의로 보여져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전국비구니회에서 부고시 부조금을 받지 않기로 결의한 것도 박수를 보낼만한 일이다. 조계종 총무원장스님도 허례허식과 불필요한 경비지출이 근절되도록 적절한 지침과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했다니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자 한다.
검약과 무소유야말로 진정한 수행자의 모습이라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