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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서비스는 ‘완행열차’/신준식(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금년 1월 1일부로 국영철도가 공영철도로 바뀌면서 철도공사가 창립되었다. 먼저 한국철도공사의 창립을 축하하는 바이다. 1899년 우리나라 최초의 철로인 경인선이 개통 된지 105년이 지나서야 국영철도에서 공영철도로 바뀐 셈이다.
공사는 정부의 기업형 경영체제로 발전적 조직으로 본다. 그래서 국민이 갖는 기대도 크다. 또한 기대가 큰 만큼 비판도 따를 것이다. 그래서 공사로 전환한지 며칠 되지 않아 KTX의 빈번한 연착과 고장문제, 새로이 변경되는 규정으로 이용객들의 불편과 혼란을 겪는 등 언론과 사용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개인이나 조직이 비판을 전혀 받지 않을 수는 거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비판에 무감각하거나, 비판을 고의로 무시해 버리면 서로가 손해를 보는 것이다. 문제는 철도공사의 사고가 어디에 중심을 두고 있는지다. 바꿔 말하면 철도공사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를 철도공사 스스로 냉철하게 돌아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기업들은 철저히 ‘고객중심적 사고’를 하고 있다. 그것은 무한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철도공사가 민간기업이라면 과연 지금과 같은 안일한 운영과 정책을 펼 수 있었을까?
인간의 모든 조직과 제도는 궁극적으로 다수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 존재해야 하고 그것을 위해 변화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철도청이 철도공사로 바뀌는 과정에서, 비판이 많은 것은 무엇보다도 청소년에게 주어지던 할인요금혜택을 없애버린 것이다.
우리나라가 70~80년대의 피눈물나는 노력으로 세계사의 기적으로 불릴 만큼 제법 잘 사는 나라가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9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는 정체된 상태, 아니 그보다 못한 상태에서 국민 다수가 더욱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
학생만을 한정해 보더라도,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학생, 학비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학생이 계속 늘고 있다고 하지 않은가. 우리의 공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학교에서 학원으로 또한 학원에서 학교로 오가면서 혹사를 당하고 있다. 우리의 교육에 실망한 나머지 조기 유학생이 자꾸만 늘고 유학생에게 송금하는 돈이 1년에 약 10조원에 육박할 정도라니 놀랄 일이 아닌가. 유학이 직·간접 원인이 되어 병역을 기피하는 사람이 늘고, 병역이 문제가 되어 국적을 포기하는 사람까지 생기고 있다. 여간 큰 문제가 아니다. 진정 우리의 학생이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제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청소년 요금할인제도만 해도 이것은 청소년을 위한 부분적 복지이고 나라 발전을 위한 투자인 것이다. 다수 국민이 바라는 좋은 제도로 바뀌면서 복지차원의 혜택을 더하지는 못할 망정 주어지던 혜택을 빼앗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청소년을 위한 요금제도에 개선이 있었으면 한다. 공사가 됨으로 해서 직무 영역에 많은 재량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교통수단의 중요 목표는 합리적인 요금 하에서 편리와 쾌적한 탑승 그리고 안전이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철도공사도 국영기업인 이상 이익을 많이 올리면 좋은 것이다. 특히 공사로 바뀌면서 5조원이나 되는 부채를 갖는 입장에서 수익사업에 비중을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철도교통의 기본적이고 중요한 기능이 소홀히 될 만큼, 또한 철도공사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하는 물음이 제기 될 만큼 수익사업에 욕심을 내어서는 아니 된다. 철도교통이 국민들로부터 믿음과 사랑을 받게 되고, 이용자의 이익과 공사의 이익이 합쳐질 수 있는 노력을 하게 되면 진정한 공사의 발전은 따라 오기 마련이다.
2005-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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