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식 포항시장을 규탄하는 불자들의 집회에 3만여 불자들이 운집하여 공직자의 종교적 편향행위에 대한 불자들의 단호한 의지와 단합된 힘을 보여주었다. 이번의 집회를 통해 문제의 근본을 통찰하는 불자들의 지혜와 그것을 온전하게 해결하려는 행동력을 보게 된 것 같아 매우 다행스럽다.
몇 번을 힘주어 말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은, 정장식 포항시장의 망령된 행위는 결코 어떤 종교에 대한 깊은 신앙심의 발로로 취급되어서도 안되고, 또 종교간의 갈등으로도 여겨져서도 안된다는 점이다. 공직자가 그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사적인 종교를 펴려는 행위는 공직자의 기본 윤리를 어긴 것이요, 그런 점에서 단호히 응징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정 포항시장의 행위에 대하여 단지 불교계에서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 어찌하여 정부 차원에서 단호한 조치가 내려지지 않는지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각각의 공직자가 그 공직을 이용하여 자신의 종교를 펴고, 그것이 다른 종교를 침해하는 일이 벌어진다고 가정해보라. 이 나라가 어찌 될 것인가? 헌법에도 분명히 정치와 종교의 분리 원칙을 선언하고 있는데, 그것이 무시되는 사태에도 침묵하고 있는 정부 당국에 대하여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그러한 행위를 일으킨 당사자가 믿고 있다는 개신교 측에서도 당연히 이에 대한 입장이 나와야 한다. 그의 행위를 단지 지나친 신앙심이 발휘된 우발적인 예로 치부하려 한다면, 이는 정말 그 종교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일 수밖에 없다. 신앙의 자유는 보장되지만 포교의 자유는 제한적인 수밖에 없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하는 종교라고 비난받아도 마땅한 일이다.
이제 불자들의 문제제기와 분노는 온 국민이 공유하는 것이 되어야 하고, 그것은 단지 한 개인의 응징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을 통해 드러난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하는 데 까지 나가야 한다. 건전한 상식을 지닌 모든 종교인, 나아가 모든 국민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도록 하는 촉매가 되는 것이 우리 불교계가 할 일이다. 그런면에서 이번 포항시장 규탄집회는 그 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