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당시 사왓띠 성내에 한 은행가의 아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자기 집으로 자주 밥을 얻으러 온 스님에게 저도 모든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길 원하니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스님은 그럼 당신의 재산을 삼등분하여 사업에, 아내와 자녀들에게, 부처님의 교단에 시주하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은행가의 아들은 그대로 실천했습니다.
그는 또 스님에게 할 일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스님은 부처님과 가르침과 교단에 귀의하고 다섯 가지 계를 받아 잘 지키라 했습니다. 그는 이 일도 곧 실천한 다음, 계속 물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예 출가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스님이 됐고 아누뿜바라는 법명을 받게 됐습니다. 그는 스승으로부터 율장 등 많은 것을 배워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에게 율장을 가르치는 스승은 어찌나 성격이 까다로운지 하루 종일 많은 질문을 쏟아내면서 이것저것 따지고 질책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누뿜바라는 이런 일을 당하게 되자 출가 생활이 싫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출가를 한 이유는 다만 괴로움을 벗어나고자 함이었는데 이제 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어찌 해야 되는지 조차 알 수 없게 됐다. 차라리 가정으로 돌아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닦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생각이 한번 들기 시작하자 아누뿜바라는 스님 생활에 더욱 흥미가 없어졌고 불만만 쌓여갔습니다. 그의 갈등은 몸과 마음을 쇠약하게 만들었고 병자의 모습으로 점점 변해갔습니다.
그러자 이 모습을 지켜 본 동료 스님들은 아누뿜바를 저렇게 두었다가는 큰 병에 걸리거나 미쳐 버릴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고는 이 사실을 부처님께 고했습니다. 제자들의 말을 전해들은 부처님은 아누뿜바를 부르셨습니다. 그리고는 “왜 너는 수행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는 “저는 생사윤회의 흐름에 따른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출가를 하였는데 너무나 많은 것들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저를 더욱 괴롭고 혼란하게 만듭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부처님은 “너는 이제 한가지 만 잘 지킬 수 있다면 다른 모든 것을 행할 필요가 없느니라”하고 타이르셨습니다. 그리고는 “이어서 아누뿜바여 그 한가지란 무엇인가 바로 너의 마음을 관찰하는 것, 이 한 가지만 충실히 하면 너는 모든 괴로움으로부터 벗어 날수 있게 되느니라”하고 가르쳐 주신 다음 마음은 섬세하고 미묘하여 보기 힘든 것 어느 곳이건 즐거움을 따라 움직인다.
현명한 자는 그런 마음을 잘 관찰 하나니 잘 관찰 되어진 마음이 그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게송을 읊으셨습니다. 이 게송을 들은 은행가의 아들 아눕뿜바는 다른 수행승들과 함게 번뇌가 다한 아라한의 경지를 성취했습니다.
지금까지 일년여에 걸쳐 경전에 나오는 수행담과 함께 수행법을 소개하였습니다. 수행은 그 방법이 무엇이던 간에 결국 자신의 마음을 관찰하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참선, 염불, 간경 등 불교 속에서 행하는 모든 일들은 자신의 마음을 관찰하는 하나의 일에 의해 그 진실이 드러납니다. 자신의 마음을 보지 않고서는 결코 부처님을 볼 수없다는 가르침을 명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마선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