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어머니가 목숨을 걸고 외아들을 아끼듯이 모든 살아있는 것에 대해 한량없는 자비심을 내라. <숫타니파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에서 한국의 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을 냈다. 41개국 가운데 읽기는 2위, 수학은 3위, 문제해결능력은 1위를 차지했다. 늘 주입식 교육의 문제점을 비판받아온 교육계는 모처럼의 ‘쾌거’를 즐기는 분위기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각국의 전문가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위권 성적을 낸 독일의 한 교육단체장은 한국의 혹독한 공교육과 엄청난 사교육비 투자 등이 좋은 성적의 원인이라는 시샘어린 주장을 하는가 하면, 국내 일각에서는 최상위층이 엷어졌다며 장차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가 부족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베르나르 위고니에 OECD 교육국 부국장은 한국의 성적에 대해 평준화정책의 영향 탓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공부 잘 하는 학생이 옆에 있으면 못 하는 학생이 노력을 더 많이 하게 된다는 것. 성적은 물론 장애 여부에 따른 구분도 하지 않고 모두 한 교실에서 공부시키는 핀란드가 1위를 차지한 것만 봐도 근거 없는 주장은 아닌 것 같다.
같은 시·공간을 살아가는 우리 중생들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주고받는다. 인연법의 원리가 온 우주에 인드라망이 되어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열심히 공부하면 옆 친구도 열심히 하듯, 내가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면 그 따뜻한 마음은 일파만파 세상에 퍼져갈 것이다.
이 추운 세상을 따뜻하게 나는 비결, 그것은 내 안에 있지 않을까.
■박익순(취재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