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처음으로 시행된 조계종 3급 승가고시가 올해로 4회를 맞았다. 그동안 승가고시에 합격하여 고시산림을 마치고 중(정)덕 법계를 품서한 스님들은 1000명에 달한다.
처음 승가고시를 시작할 당시의 우려와는 달리 대부분의 스님들이 수희동참하여 고시산림이 원만히 시행되고 있다. 이는 종단의 구성원들은 물론 신도들과 사회 일반에서까지도 종단의 미래에 희망적인 관심을 갖게 하는 일이라 할 만하다.
승가고시산림이 실시된 이후 통과의례적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았으나 회를 거듭하면서 평가방법이 강화되고 산림의 체계도 보완되면서 탈락자가 증가하고 있다. 그만큼 종단과 고시위원회가 엄격하게 수행질서를 세워나가고 있다는 증거다.
올해도 지난 번 고시산림을 보완·개선한 것으로 평가된다.
먼저 가장 주의가 집중되는 고시과목인 조계종의 소의경전 <금강경>을 공통과목으로 하고, 나머지 선택과목을 3개 영역으로 나누어 실시했다. 이번 고시산림에는 새로이 갈마 단계에서 수행평가, 산림평가 등도 평가 점수화 되는 것도 눈에 띈다.
3급 승가고시의 응시자격은 승납 10년 이상인 비구(니)다. 이를 통과하면 비구는 중덕, 비구니는 정덕법계를 품서하고, 말사주지와 본사 칠직과 상좌를 둘 수 있는 스승의 자격이 주어진다. 실질적으로 교계 지도자로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게 되며, 이는 대단한 책임과 엄정한 위의를 갖추어야 함을 의미한다. 당연히 초발심의 굳은 뜻을 되새겨야 한다. 따라서 3급 승가고시는 출가할때의 초발심을 다시 돌이켜 보는 기회도 될 것이다.
고려시대 보조·태고·나옹 등과 조선시대 서산·사명·기허 등 한국불교의 중추를 이뤄 왔던 스님들이 모두가 승가고시를 통하여 수행가풍을 진작시켰던 역사를 이어가자. 이번 고시산림을 통해 눈 밝은 청풍납자들이 배출되어 불교의 미래를 더욱 빛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아울러 종단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따라서 3급 승가고시 뿐만 아니라 4급·5급 승가고시도 보다 체계적으로 보완이 이뤄져야 하며, 교육 강화를 위한 심도 깊은 연구활동의 지원과 안정적인 시행 방안들이 채택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