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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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터 살리자/월암(동국대 선학과 강사)
경제위기 확산, 과거사 청산 공방, 수도이전 논란, 병역비리 파문, 남북 핵문제 등등 대한민국은 지금 수라장이다.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나라가 온통 벌집 건드려 놓은 것 같아 머지않아 큰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
이러한 국가·사회적 위기가 모두 대통령과 정치권에 그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가 산사에 까지 들려온다. 물론 국가적 어려움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과 정치권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기대에 어긋나고 있는 대통령과 정쟁으로 밥그릇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정치권을 변명해 줄 마음은 조금도 없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의 총체적 위기는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가. 정치 혼돈과 경제 난국 앞에서 누가 과연 그 책임을 비껴갈 수 있는가. 모든 잘못이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너에게 있다는 식의 사고가 팽배해 있는 사회심리현상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한없이 부끄럽다. ‘나로부터의 혁명’이 아닌 ‘너로부터의 혁명’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신라의 충담 스님은 나라의 태평을 묻는 임금에게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백성은 백성답게 하면 나라가 태평하리라”고 답했다. 그렇다. 대통령은 대통령답게 위기조정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고, 국리민복을 책임져야하는 정치인은 정치인답게 희생과 봉사로 국민을 섬겨야 하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국민들 또한 국민답게 각자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나라가 태평해질 것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과 정치인의 수준은 국민 수준과 비례한다. 네가 나에게 무엇을 해줄 것을 요구하기 전에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생각하자.
오늘날 국가·사회적 어려움이 어느날 당장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지난 몇 십년 동안 보릿고개를 면하고자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려왔다. 그래서 국민소득 1만 달러의 파이를 얻었다. 이 경제적 성과를 얻기 위해 나의 정체성과 우리의 문화전통을 소홀히 했다. 국민소득 3만불이 문제가 아니다.
우리에게 진정 소중한 것은 ‘내가 지금 바로 서 있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정립되어 있는가’라는 점이다. 정신이 바로 서있지 못한 국민에게는 3만불 시대가 오지도 않을뿐더러 설사 그것을 달성한다 하더라도 곧 무너지고 말 것이다. 우리는 이스라엘로부터 배워야 한다. 수천년 동안 나라 없이 흩어져 살았지만 이스라엘의 정신이 살아 있었기에 나라를 재건하고 세계속에서 그 힘을 발휘하고 있지 않은가.
지금 대한민국은 사회 구석구석에 병리현상이 만연해 있다. 정치권은 소모적 정쟁에 휩싸여 상생의 정치가 사라졌다. 기업윤리가 말살되고, 교육이 실종 된지 오래며, 가정은 뿌리채 흔들리고, 개인주의의 팽배 속에 자살률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전면적 붕괴 속에서 다시 일어서기 위한 기초가 무엇인가. 교육이다. 가정교육이 오도되고, 학교교육이 변질되고, 사회교육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인간교육이 정립되지 못한다면 아무리 경제부국을 이룬다 한들 그것은 한낱 모래성의 환상일 뿐이다.
다시 시작하자. 조금 늦더라도 기초부터 다시 쌓아가자. 그런 의미에서 이 땅의 어른들이여 회초리를 들자. 역사와 사회 그리고 양심 앞에 회초리를 들어 먼저 자신의 종아리를 치자. 그런 연후에 피묻은 그 회초리로 우리의 귀여운 자식들에게 종아리를 걷게 하자.
교육은 백년의 계획이라 하지 않았던가. 인간을 이롭게 하는(弘益人間) 인간교육, 모든 생명을 이롭게 하는(饒益衆生) 생명교육을 위해 국민 모두가 분연히 일어서자.
200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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