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결과 조계종 스님들의 대부분이 사회복지시설 운영에 뜻을 지니고 있고, 또 사찰이 사회복지시설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들어났다 한다. 불교계의 사회복지 참여와 활동의 위상이 교세에 비하여 현저히 낮은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는 이 현실에서 이러한 설문조사의 결과는 여러 가지 시사를 준다.
우선은 이렇게 높은 사회복지에 관한 관심이 현실화되지 못하였는가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의욕은 높은 반면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다든가, 사회복지시설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한 스님들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은 것은 아직도 불교계의 사회복지가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원인을 드러내 준다고 할 수 있다. 스님들이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하고, 또 많은 전문가가 배출될 수 있도록 종단에서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처음에만 거창하다가 생각지 않은 실패에 부딪쳐 좌초하는 성급한 추진은 처음부터 경계해야만 한다. 우선 기존의 불교 사회복지시설을 점검하여 그 시설들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갑자기 새로운 사업을 한다 며 열악한 환경에서 힘을 쏟아온 기존의 시설을 팽개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기존의 시설들이 발전하고 거기에 종사해온 여러 전문가들이 보다 우수한 인력으로 성장하여 새롭게 펼쳐지는 불교사회복지사업에 역군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런 다음 불교계가 가진 사회복지사업의 여건을 철저히 분석하여 단계적 시행을 전제로 하는 치밀한 정책수립이 필요하다. 사회복지시설 모범 사찰을 운영하여 거기에서 나온 여러 문제점들을 검토 보완하여 전국적으로 확대시행하는 방책을 취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스님들이 투철한 출가자의 정신으로 자신을 낮추어 중생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를 지니는 것이다. 불교의 사회화를 위해서는 스님들이 변하고 사찰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 아래 새로운 각오로 바르게 출발해야 한다. “사찰이 사회복지 역할을 담당해야 불교의 사회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설문조사 발표자의 말을 무겁게 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