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불자 양성 20여년 헌신
“70년대말 미국과 캐나다를 잠시 방문 했을때 모국어를 못하는 어린이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리 불교도 어린이들을 교육하지 않으면 훗날 어떤 모습일까 걱정스러웠죠. 그래서 시작한 교육 활동이 벌써 20년이 넘었네요.”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안흥사 주지 수현 스님은 어린 새싹들에게 불교적 소양을 길러주는 것이 불교계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해야 할 일이라고 말씀하신다. 1981년 새마을유아원을 맡으며 불교유아교육에 헌신해온 스님. 불교의 미래를 걱정하는 스님의 모습에서 진정한 수행자의 향기가 느껴진다. 지금은 상좌 지언 스님(군포 연꽃어린이집 원장)과 지오 스님(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문화대학 겸임교수) 등이 스님의 뜻을 받들어 선재동자를 길러내고 있다며 밝게 웃으신다.
1940년 충남 연기에서 태어난 스님은 1955년 법주사 수정암에서 보성 스님을 은사로 득도했고 같은 해 대원스님을 계사로 사미니계를 수지했다. 57년 동학사 강원에 입학해 경학을 공부한 스님은 66년 해인사에서 자운 스님으로부터 비구니계를 받았다. 불교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해 73년 동국대 불교대학에서 근대식 교육을 받기도 했다.
스님에게는 계룡산 호랑이라는 애칭이 따라다닌다. 어린 시절 호랑이에게 물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개인적인 이력과 함께 74년부터 4년동안 동학사 주지로 재임할 당시 보여준 스님의 결단력과 단호함 때문에 붙혀진 별명 아닌 별명이다. 스님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70년대 후반 강원에서 궁여지책으로 약간의 쌀을 양식비로 받았던 것이 스님들이 공부를 포기하게 만든 요인임을 알고 과감히 이를 없애 학인들이 공부에만 전념하게 했고 계룡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지방단체와 협조를 통해 지금의 동학사 사세를 갖추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스님은 부처님의 자비 실천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전국비구니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목동청소년수련관에서 광우 스님을 모시고 8년동안 실무책임자로 불교복지에 첫 발을 디딘 스님은 97년 군포시 매화종합사회복지관을 시로부터 위탁, 지금까지 관장으로 재직하며 지역 복지에 헌신해왔다.
올해에는 경기도로부터 ‘WE START 마을’로 지정 받는 등 대외적으로 복지관의 모범운영에 대한 인정을 받고 있다. 그외에도 연꽃마을 이사, 군포시 복지협의회장 등 사회복지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3선 종회의원, 전국비구니회 부회장 등 불교계 내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스님. 최근에는 남북불교교류에도 관심이 높다. 북한 신계사 복원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부처님 법아래 하나 되는 남북’이 되길 기원하고 있다.
권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