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현대사에서 큰 오점으로 남은 ‘폭력성’이 여전히 우리 내부에 잔존하고 있다. 최근 큰 사찰 주요 소임자 스님들과 관련된 두 건의 폭력사건 소식이 들려와 충격을 주고 있다.
전라남도의 한 유력 사찰에서 한 스님이 술을 마신 뒤 재가종무원에게 폭력을 행사한 일이 발생했다. 그 스님은 이후 참회를 하고 피해자에게도 사과를 했다고 하지만 힘없는(?) 사찰 종무원에게 폭력을 가했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경상북도 소재한 큰 사찰의 스님도 최근 경내에서 다른 스님에게 폭력을 가해 코뼈를 부러뜨렸다고 한다.
지난 2001년 조계종 내에 ‘종단폭력 근절대책 소위원회’가 꾸려져 자성의 목소리가 드높았지만 여전히 불교계 내에서 폭력이 ‘현재진행형’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불교계의 한 관계자는 “불교계가 폭력문화에 길들여져 ‘폭력불감증’에 걸려있을 뿐 아니라 같은 절집식구라는 삐뚤어진 공동체의식이 폭력을 은폐하거나 비호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내 안의 폭력이 우리안의 폭력이 되고 우리안의 폭력이 또 다른 폭력을 낳는다면, 폭력 앞에 불교계 모두 공범자일 수밖에 없다.
불교계와 폭력, 이제 서로 차디찬 결별의 말을 내뱉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