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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의 四苦/황진수(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
최근 우리나라에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노인인구가 증가하는 현상을 ‘노년에 의한 지진’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2004년 현재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전 인구의 8.7%로, 약 420만 명 정도가 된다. 우리나라는 매일 65세 이상의 노인이 580명씩 탄생하고 있다.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파생되는 사회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기에서는 노인인력 활동을 중심으로 논의해 보고자 한다. 우선 노인을 건강한 노인과 건강치 못한 노인으로 구분하고 또 빈곤한 노인과 중산층(이상)의 노인으로 분류했을 때 건강하면서 빈곤한 노인에게는 노인 일자리 창출, 노인 재취업을 비롯한 인력활용 정책이 있어야 한다. 건강하면서 중산층(이상)의 노인에게는 여가활용, 자원봉사 등의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건강치 못하면서 빈곤한 노인에게는 국민기초생활보장 대상자에게 주는 혜택을 주어야 하고, 건강치 못하면서 중산층 정도의 여유 있는 노인에게는 유료나 실비요양시설에서 편안히 케어를 받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인생에서의 4고(四苦)가 생, 로, 병, 사 라면 노인들의 4고는 빈곤, 건강 약화, 소외와 역할의 상실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인 어려움은 빈곤과 건강문제일 것이다. 현재의 우리나라 노인들은 대한민국 5천년의 역사에서 가장 힘든 시절을 보낸 이들이다. 일제시대에 태어나 직접 총을 들고 전쟁을 치루며 갖은 고생을 하고, 전후에는 땀과 눈물로 이 나라의 건국과 경제개발을 이룩해 낸 세대이다.
노인에게 빈곤문제는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국민기초생활보장대상자 140만 명 중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29%를 차지한다. 게다가 자녀가 있다는 것으로 국민기초생활대상에서 제외된 노인까지 합치면 실로 엄청난 숫자이다.
현재의 노인들은 노후준비를 해 온 세대가 아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한 조사에 의하면 75%가 노후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답한다. 또 한달 용돈을 5만원 미만 쓰는 노인이 29%, 5~10만원 미만이 32%로 전체 노인 중 62%가 10만원 미만의 용돈을 쓴다. (리서치 앤 리서치 조사) 또 노인 중에서 연금을 받는 노인은 9%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노인들 가운데 건강하고 빈곤한 사람들을 사회에 재취업시켜야 하는데 이와관련된 사회적 제도와 장치는 없는 실정이다. 고령자 고용촉진법에 300명 이상의 사업장에 2~6%를 고용하도록 규정을 해 놓았지만 강제규정이 아니라서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이다.
통계청의 사회통계조사에서도 노인들이 겪는 어려움에서 경제적 어려움(29.3%)이 건강문제(23.4%)나 외로움, 소외감(20.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면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주면서 그들의 경륜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첫째, 정부는 산업인력정책상의 수요와 공급에 대한 종합적 대책을 수립하고 인구구조에 따른 연령계층의 중장기 수급 계획이 있어야 한다. 둘째, 정년퇴직을 연장하거나 신축성 있게 해야 한다. 임금 피크제, 능력급제도 도입, 계약에 의한 근무, 시간근무제의 활성화 등을 들 수 있다. 셋째, 고령자 적합 직종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 넷째, 노인 취업알선 센타를 활성화 하고 노인들에게 적극 홍보함은 물론 노인인력 활용이 가능한 기업체를 개발하여야 한다. 다섯째, 노인인력을 채용하는 기업에 세금감면, 융자, 보조금지급을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21세기의 인력의 보고(寶庫)는 노인인력과 여성인력이다. 따라서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우리 국운을 좌우할 수 있는 좌표라고 믿는다.
200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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