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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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신경계와 면역계/서울대 수의과대학 면역학교실
뇌와 면역기능 상호 영향 관계 밝혀져

3년마다 열리는 세계면역학회가 지난 달 말 캐나다의 몬트리올에서 열렸다. 전 세계에서 1만 명도 넘는 학자가 모이는 학술대회로서 학문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의 주 관심사는 중추신경계인 뇌와 면역 기능간의 상호 작용이었다.
정신적인 자기인식의 바탕이 되는 뇌와 신체적인 나를 인식하는 면역기능은 오랫동안 별도의 체계로서 알려져 있지만 연구가 거듭됨에 따라 서로 영향을 주고 있음이 알려져 왔는데 특히 흥미로운 것은 신경계가 면역계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거꾸로 면역계도 신경계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다.
불가에서는 현재는 과거의 모습이고 미래는 현재를 보면 안다고 말하고 있다. 또 현재의 나는 과거의 업(業)에 의한 모습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이야기를 마치 숙명론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이가 많은 것도 현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거, 현재, 미래의 직선적 시간의 개념에 익숙해져서 한번 일어난 과거는 이미 어쩔 수 없는 고정된 것으로 받아들인다.
과거는 우리의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으며 현재의 우리를 이루는 바탕이 되어 있다. 하지만 과거에 대한 기억이란 원래와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기억되기도 하며 동시에 그 기억도 변화해 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철저한 자각을 통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즉 과거에 의해 정해진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기도 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서 과거란 결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것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부처님께서도 운명론이나 숙명론을 부정하였다는 것은 부처님께서는 직선적 시간에 대하여 부정적이었음을 말해주며, 또 과거란 고정되어 있다는 직선적인 관점을 지니고는 현재의 삶에 대한 긍정과 수용을 결코 얻을 수가 없다.
한편, 생물학적으로 우리에게 과거란 신경계 속에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담겨져 있다. 이러한 신경계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면역기능이라면 면역 작용이야 말로 신경계 안에 담겨져 있는 과거를 변화시키는 데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현대 생명의학의 한 추세로서 이러한 부분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이번 면역학회에서 느낄 수가 있었는데, 특히 흥미로운 것은 면역현상이란 우리 몸 속에서 나를 지키기 위해 작용하는 생체 기능이란 점이다.
나를 지키기 위한 기능이 끊임없이 자신의 과거를 변형시키고 또 다른 모습으로 바꿔간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듯 생체도 나를 고정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관계 속에서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항상 새로운 모습으로 자신을 만들어 나아간다는 점이다. 이러한 것을 볼 때 우리가 관념적으로 자신의 몸을 비롯하여 실체로서의 나라는 한 생각에 붙잡혀 있고, 그 한 생각으로 말미암아 고통 받으며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이야 말로 참으로 어리석은 것임을 현대 생명의학에서도 말해 주고 있는 듯하다.
200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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