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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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호흡도 수행이다/유마선원장
호흡 수련을 하다가 이상이 생겼다고 찾아와 하소연 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습니다. 머리가 아프다. 숨이 차다. 가슴이 답답하다. 잠이 잘 안 온다는 등 증세도 여러 가지이고 더 심한 경우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 증세까지 생겼다고 말합니다.
요즈음 명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단전호흡이니 뇌호흡이니 기공호흡이니 하는 단체가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호흡 수련을 통해 몸도 건강해지고 마음도 편안해졌다는 예도 많지만, 더러는 저와 같은 병을 얻어 고생을 하는 예도 적지 않나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호흡 수련과정에서 왜 이와 같은 병폐가 찾아오느냐는 것입니다. 그것은 호흡을 평소대로 내쉬지 않고 억지로 만들어서 내쉬려 하기 때문입니다. 즉 들이 쉰 숨을 내 보내지 않고 한참 후에 내쉰 다든가 숨을 한껏 들이 쉬고는 천천히 내 쉰 다든가 숨을 배꼽 아래로 보내어 배를 불룩 하게 한다든가, 마음을 머리에 두고 숨이 머리위로 올라가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든가 하는 등 호흡을 있는 그대로 내쉬지 않고 어떤 기법을 써서 내쉬기 때문에 몸과 마음에 이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사실 호흡수행은 불교만큼 중요 하게 여기고 치밀하게 여기면서 가르치는 곳도 없습니다. 불교에서 호흡을 수행으로 삼는 까닭은 일반 적인 호흡 수행이 건강 증진이나 능력 개발을 목적으로 삼는데 비해 무지와 번뇌를 파괴하고 지혜를 얻어 생사를 여의게 하려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에 있어서도 호흡을 가지고 어떤 기법을 쓰는 것이 아니라 들고 나는 호흡 현상 그대로를 집중적으로 관찰하기만 하면 됩니다.
호흡수행의 중요성과 방법에 관하여 설한 경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경이 <안반수의경(安槃守意經)>입니다. 이 경에서 부처님은 이렇게 설합니다.
“비구여, 호흡에 대한 마음 집중을 꾸준히 해 나가면 훌륭한 결실과 이익을 얻느니라. 호흡에 대한 집중을 규칙적으로 해 나가면 ‘몸과 느낌과 마음과 법을 관찰하는 방법’(四念)을 완성하며 ‘일곱 가지 깨달음의 지분’(七覺支)을 완성하며 나아가 생사 해탈의 지혜를 완성 하느니라. 그러면 어떻게 꾸준히 규칙적으로 수행하면 호흡에 대한 마음 집중의 훌륭한 결실과 이득을 가져 올 수 있는가? 비구여, 숲 속에 들어가서 나무 그늘이나 한적한 곳에 앉아서 몸을 곧게 세워 마음집중을 또렷하게 해야 하느니라. 단지 들어오는 숨에 마음집중하고 나가는 숨에 마음집중하여라.”
이 경의 말씀 대로라면 호흡 수행 하나를 바르게만 하면 나머지 수행도 완성 될 뿐만 아니라 나고 죽음도 벗어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수행법에 있어서도 복잡하게 호흡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긴 숨은 길다고 알아채고 짧은 숨은 짧다고 알아채며 거친 숨은 거칠다고 알아채고 미세한 숨은 미세하다고 알아채면 된다는 것입니다.
수행은 좋은 것이지만 일시적 건강이나 평온을 얻기 위한 호흡 수련에 관심을 갖지 말고 괴로움의 뿌리를 완전히 제거하는 호흡 수행을 닦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 될 것 입니다
200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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