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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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와 환경도 ‘不二’다/성태용(건국대 교수)
한국사회에서 불교계가 중추적 역할을 하면서 지도적 위치를 지닐 수 있는 영역은 무엇일까? 그것들 가운데 문화와 환경 영역이 빠질 수 없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전통 사찰을 중심으로 오랜동안 환경지킴이 역할을 해온 역사와 현실이 있으며, 또한 민족 문화의 보고로서 수많은 문화재들을 보존 유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불교이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그러한 역할에서 축적된 경험과 불교 본연의 가르침을 대승적으로 재해석하여 보다 훌륭한 미래의 환경과 문화를 창출해내는 지혜를 발휘해 내야 할 사명 또한 지니고 있다.
그 동안 진행되어온 불교계의 환경운동과 문화운동은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상당한 위상을 쌓아왔다. 경주고속철 통과 반대운동이라든가 천성산 관통 반대, 새만금 사업에 대한 근본적 검토 촉구 운동 등은 국민적인 호응을 얻으면서 불교의 환경과 문화에 대한 관심과 지향을 알려왔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불교계에서 시도하는 불사들이 종종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환경파괴, 문화 파괴로 호된 비판의 표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불교 환경운동과 문화운동의 권위와 공신력을 추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 문제가 된 해인사의 경우도,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원만하게 추진하겠다는 해인사측의 발표가 있었지만 과연 그 원만한 추진이라는 것에 대하여 많은 이들이 의혹을 제기한다. 왜 미리 철저한 평가와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고 뒤늦게 진화작업의 성격이 짙은 미봉책이 제시되는가?
한번 떨어진 신뢰는 몇 배의 힘을 들여도 회복하기 힘들다. 해인사의 경우도 그 불사의 가부가 문제가 아니다. 불교를 넘어서 전 국민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문화유산에 걸맞는 장기적인 개발과 보존 정책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런 일들을 교훈삼아 범종단적으로 각 사찰 단위에서 즉흥적으로 문화와 환경을 깨뜨리는 불사들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조정 통제하여야 한다. 아울러 문화와 환경 영역에 대한 앞서나가는 정책을 개발하고 제시하는 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2004-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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