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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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포교·인권·환경·복지·교육 등 다채로운 여성운동 선봉지켜

지구촌의 여성 수행자들은 대부분 남성 수행자들의 통솔 또는 보호 아래 생활하고 있다. 그럼에도 서구에 불교가 전래되고, 지식인층을 중심으로 불교가 각광을 받게 되면서부터 불교 여성운동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불교계 내·외적으로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요구하며 수행에 매진하는 한편 포교, 인권, 환경, 여성운동, 사회복지, 교육 분야 등에 매진하고 있다.
여성 수행자들은 선종, 남방불교, 티베트 밀교 등 각 전통별로 수행한 후 비구니계 등을 받고 수행센터나 불교단체를 설립해 전법에 나서고 있다.
북방불교의 선종에 속하는 여성 수행자들은 화계사 조실 숭산 스님의 제자인 성향(바바라 로드) 스님, 낸시 브라운 헤지페스, 제인 맥라인 도비즈와 송광사 구산 스님(입적)의 제자인 성일(마르티네 배철러) 스님을 비롯 서구형 선불교인 불교명상종을 설립한 지유 케넷 스님, 바하의 음악을 화두로 주는 모린 묘온 스튜어트 법사 등이 대표적이다.
티베트 불교전통에서는 영국 출신의 티베트 비구니인 텐진 팔모 스님과 미국 법우재단의 상임법사인 툽텐 최된 스님, <만달라(Mandala)>의 편집장이자 ‘자유 감옥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로비나 쿠어틴 스님이 대표적이다. 심리학자이자 심리치료사로 활동중인 르네 핸드버그 박사, 미국 툽텐 샤드럽의 상임 지도법사를 맡고 있는 텐진 가쵸 스님도 주목받는 티베트 수행자들이다.
이밖에 서구의 여성 수행자들은 종파나 수행법을 특별히 가리지 않는 무종파주의를 지향하는 경향이 많다. 이들 가운데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는 이들이 영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비구니계를 받은 묘법(헬렌 잔다밋) 스님, 통찰명상회(Insight Meditation Society)의 지도법사인 안나 더글라스, 티베트 밀교(가큐파, 닝마파)를 수행한 클라라 루즈, 미국 카르마 카규 센터 초대 지도법사인 세실리 콰이트 등이다. 상대적으로 여성 수행자의 활약이 미약한 남방불교권에서는 사키야디타 창립자인 아야 케마 스님과 미얀마의 우 바킨(U Ba Khin) 법사의 제자인 루스 데니슨이 유명하다.
한편 여성 불자들은 수행을 병행하며 자신이 처한 사회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권분야에서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 필리핀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 여사, 사회비평가로서 인종과 여성문제에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영국의 벨 훅스, 참여불교 및 인권운동을 펼치는 미국의 레슬리 윌리암스 등이 대표적이다. 환경분야에서는 틱낫한 스님의 제자이며 불교환경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조앤 핼리팩스를 비롯해 생태학자인 조앤나 메이시, ‘라다크 프로젝트’의 설립자인 헬렌 노르버그 호지 등이 돋보인다.
여성운동분야에는 87년 세계비구니대회를 열고 사키야디타를 결성해 당시까지 가부장적이었던 각국의 승단을 놀라게 한 아야 케마 스님이 대표적이다. 서양 여성으로는 최초로 티베트 스님의 환생으로 인가받아 툴쿠가 된 미국인 노르부 라모, 스리랑카의 여성불자위원회 회장 찬드라 여사, 사키야디타 현 회장인 혜공(렉셔모) 스님, 20년 동안 폭력에 노출된 여성과 어린이들을 위해 쉼터를 제공해온 쿤닝 카니사(여성지위향상연합의 공동 창립자), 가정중심의 불교여성 네트워크를 추진하고 있는 다이안 밴 페리스 스님 등도 주목받고 있다.
사회복지 및 의료분야에서는 대만의 증엄 스님이 가장 유명하며 임종간호(호스피스) 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조안 지코 핼리팩스, 태국의 사회사업가인 궝생 스님, ‘불교 AIDS 네트워크’를 조직한 엔쿄 팻 오하라 등이 눈에 띈다. 이밖에 불교교육 분야에 앞장선 대만 화범(華梵)대학 설립자 효운 스님, 청소년 교화에 앞장서온 카이트리오나 리드, 평화운동에 매진해 온 산드라 지슈,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불교적 해법을 제시해 온 고타미 스님 등이 선구자로 꼽힌다.
이처럼 다채로운 ‘불교 여성운동’이 가능해진 것은 근현대 이후 여성 수행자들이 수행, 포교, 복지 등에서 비구 승단에 뒤지지 않는 위상을 보이며 나름의 영역을 구축해 왔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여성 불자들의 국제적인 연대 강화와 정보교환을 통한 수행, 포교, 교육, 복지 불사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재경 기자
200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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