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에서 얻은 것 생활속으로
“순간을 깨어있으라. 그것이 무엇인지 알라. 어떤 현상이 일어나고 사라지더라도 그것의 실상(實相)을 파악하라.”(rockymountaininsight.org)
미국 록키산통찰명상센터(Rocky Mountain Insight, RMI)의 설립자이자 심리학자 겸 수행자인 루신다 그린(Lucinda T. Green) 박사는 좌선과 행선, 자애관을 중심으로 일상 속에서 움직이는 몸에 집중하는 위빠사나를 지도한다. 그녀는 수행의 진척을 통해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의 삼법인(三法印)과 사성제(四聖諦)의 가르침을 통찰해 온갖 스트레스와 고통으로 신음하는 삶에서 해탈할 것을 가르친다.
이를 위해 린다 박사는 심리학자 답게 수행에 필요한 가르침을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사랑과 동정심, 기쁨, 평정심 등 신성한 네 가지의 마음가짐과 믿음, 활동력, 마음챙김, 집중, 지혜 등 다섯가지 정신적 요소의 연관성과 통합을 활용한 수행법이다. 이러한 체계적인 수행 프로그램을 통해 그녀는 일상 속에서 평정심을 얻어 편안한 마음으로 살게 한다.
“수행 중 집중이 깊어지면 마음은 더욱 평정심을 갖게 되어, 어떤 것도 그것을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집중(止)을 통해 얻은 고요함은 부드럽고도 다루기 쉬우며 침착한 마음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견고한 마음은 내면의 편안함을 가져다 줍니다. 지혜와 평정심의 증장은 깊이 지속되는 안심(安心)을 주는 것입니다. 외부 경계와 사람들, 장소, 사물에 기초하더라도 편안함이 유지되는 것은 지속적인 행복을 가져옵니다. 지혜로 가득한 안정되고 집중된 마음, 평상심은 모든 현상의 진리를 지각할 때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마음챙김, 깨어있음, 좌복 위에 앉아있던 시간들이 완성되어 매 순간 응용된다면 흔들리지 않는 평상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rockymountaininsight.org)
린다 박사는 이러한 지혜와 고요함을 가져오게 하는 실질적인 방법으로 아나파나사띠(出入息念) 관법과 마음챙김 수행을 강조한다. 특히 다른 위빠사나 수행법과 달리 린다 박사가 강조하는 아나파나사띠 수행은 기본적으로 호흡 즉 들숨과 날숨에 의식을 집중하여 수행하는 명상법이다. 원어의 아나(ana)는 들숨이고 아파나(apana)는 날숨이며 사띠(sati)는 알아차림을 뜻한다. 들어오고 나가는 숨에 의식을 집중함으로써 산란심을 없애고 마음을 그치게 하여 정(定)이 된 의식으로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관찰하고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이 이 명상법의 과정이다. 수식관을 닦으면 망념으로 인한 장애도 없고 혼침에 빠지지도 않는다. 들숨과 날숨에 마음을 집중하여 사마타(止, 선정)를 얻고, 지(止)가 된 고요한 의식을 또렷하게 하여 생성, 소멸하는 대상(육체, 의식, 기타 사물)들을 관찰하여 그것들의 본연의 모습을 여실하게 알아내어 전도 망상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다. 인간의 삶은 사물에 속으며, 생기고 사라지는 망상과 분별심의 종이 되어 살아가고 있기에 전도된 의식을 바르게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이 아나파나사띠 명상법은 앉아서 수련할 수도 있고, 걷거나 누워서 행할 수도 있다. 일상 속에서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기에 그 효과 또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명상법이 숙련되면 흉부 호흡을 고치고 복부 호흡을 하게 됨으로써 건강을 증진시키는 효과도 있기에 린다 박사는 일상 속에서 이러한 수행을 지속할 것을 권한다.
린다 박사는 “우리의 일상은 어느 순간에도 정신적 안정에서 나온 평화와 화합, 평상심, 즐거움을 필요로 하기에 수행에서 얻은 것을 삶속에서 구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