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 불기 254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작지만 큰 변화’가 일어났다. 거룩한 법요식에서 ‘여성’이, 그것도 ‘장애인’문인을 대표해 방귀희 한국장애인문인협회 회장이 부처님오심을 찬탄하는 발원문을 낭독한 것이다. 방 회장은 여러 큰스님들이 있는 단상에서 발원문을 낭독했다. 여성차별이 잔존하고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지적받아온 불교계 현실에 비춰보면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선천성 소아마비 장애인인 방 회장은 1981년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한 후, 국내 유일의 장애인 문학 계간지 〈솟대문학〉을 탄생시키는 등 불자로서 장애우들의 등대지기가 돼 왔다.
발원문 낭독 소감을 묻자 방 회장은 “불교계의 의식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다른 종교보다 사회복지 이념이 풍부한 불교. 그러나 실천이 부족하다고 지적받는 불교계. 이같은 변화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우리도 부처님 같이’ 부처님이 이 땅에 나투신 근본 가르침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여성, 장애우, 외국인노동자 등 소외되고 차별받는 계층에 대한 종단적인 ‘나눔’이 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