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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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 나무 심은 뜻/배광식(서울대치의학과 교수)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동쪽으로 130km 떨어진 곳으로, 급속한 사막화가 진행되는 황무지 바가누르 지역. 5월 21일부터 이곳에 대한항공 신입직원 102명이 3차에 걸쳐 13일간 나무 심기 활동에 나섰다. ‘대한항공 숲’이라 명명된 이 지역에, 한국과 몽골을 잇는 ‘우호와 희망의 나무’로 자랄 포플러 묘목 3천그루를 심어 우리나라에 나타나는 황사(黃砂) 예방을 위한 방풍림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봄철에 많이 나타나는 황사는주로 중국 북부와 몽고의 사막지역의 황토지대에서 바람에 의해 하늘 높이 올라간 미세한 모래먼지가 그 발원이다. 그 중 50% 정도가 편서풍 또는 북서풍을 타고 먼거리까지 수송되어 한국, 일본, 태평양(하와이 등) 등에 침적된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인 서기 174년 음력 1월 신라에 “흙가루가 비처럼 떨어졌다”는 황사에 대한 기록이 있고, 조선왕조실록에도 이와 유사한 기록이 자주 나온다. 중앙아시아의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1년에 3~4차례 오던 황사가 최근 20여회 이상 발생하는 등 황사의 피해가 날로 심각해지자, 국내에서는 황사경보체제를 갖추고, 국외로는 발원지에 나무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삼국시대부터 기록이 나오는 황사현상에 대해, 지금은 무엇이 다를까? 그것은 황사현상의 인연과(因緣果)가 밝혀졌다는 것이다. 180만년 전에 형성된 황토지대인 뢰스(loess)층을 인(因)으로 바람을 연(緣)으로 하여 황사(黃砂)의 과(果)가 생긴다.
이렇게 인연과를 확연히 알면 대책이 나올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인(因)을 없애거나, 연(緣)을 바꾸고, 지엽적으로는 과(果)를 예측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황사경보가 지엽적 대책이라면, 발원지인 황토지대에 방풍림을 조성하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된다.
부처님께서 ‘중중무진(重重無盡)의 법계연기(法界緣起)’를 말씀하셨고, ‘북경의 가녀린 한 나비의 가벼운 날개짓이 태평양의 태풍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는 가설에서 우리는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심증(心證)을 가지고 있다.
황사현상의 인연과를 모르는 신라 사람이라면 ‘몽골에 가서 나무 심는 것과 우리나라의 황사방지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부처님오신날‘의 의의는 부처님께서 보리수하를 떠나, 5비구에게 사성제(四聖諦) 곧 고집멸도(苦集滅道)를 밝힌 것이다.
사성제 가운데 ‘고’와 ‘집’은 세간의 유전연기(流轉緣起)에 따른 인과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속한 세상인 삼계육취(三界六趣)는 모두 고통으로서 어리석음(迷)의 결과(果)라는 고제(苦諦), 이 고보(苦報)의 원인은 탐(貪)과 진(嗔) 등의 번뇌와 선악의 모든 행위로서 이들이 세상의 고통을 일으키므로(集起) 어리석음(迷)의 원인이라는 집제(集諦)가 그것이다.
‘멸’과 ‘도’는 출세간의 환멸연기(還滅緣起)에 따른 인과이다. 즉 미혹을 벗어나서 깨달은(悟) 과(果)인 생사의 고통을 여읜 열반인 멸제, 이 열반에 통하는 팔정도는 깨달음의 인이라는 도제가 그것이다.
인과의 순서대로라면 집고도멸인데, 왜 고집멸도로 과를 인 앞에 세웠는가?
한마디로 말하자면 과는 보기 쉽고 인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과를 먼저 보여 이를 싫어하고 멀리하게 한 후, 그 원인을 끊어 없애게 함이며, 또는 열반의 묘한 과(果)를 먼저 들어 원하게 한 후 그 길을 수행하게 하기 위해서다.
황사도 마찬가지다. 인과를 알았으니 대책을 세울 일이다.
200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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