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9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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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입법계품 <70>/금강대 불교문화학부 교수
미륵보살의 법문(2)

미륵보살은 선재동자의 여러가지 공덕을 칭찬하면서 그것이 보리심을 발하여 보살행을 구해서 성취된 것임을 말한다. 경문에는 보리심의 공덕이 여러가지 내용으로 아주 많은 분량으로 설해져 있어서, 미륵보살의 법문이 보리심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그리고는 미륵보살은 선재동자에게 “이 비로자나장엄장 큰 누각에 들어가서 두루 관찰하면 곧 보살행을 배우는 법을 알게 될 것이고, 그것을 배우면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선재동자가 미륵보살에게 이 누각의 문을 열어서 들어갈 수 있게 해 달라고 청하자, 미륵보살이 누각에 나아가 손가락을 퉁겨 소리를 내니 문이 열렸고, 선재에게 들어가라 하니 선재동자는 기뻐서 들어 갔으며 문이 곧 닫혔다.
누각의 문이 열린 것은 선재동자의 미혹이 없어져서 지혜가 나타난 것을 의미하고, 문이 다시 닫힌 것은 그 누각 안이 새로운 다른 세계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륵보살은 손가락을 퉁겨서 소리를 내는 것처럼 지극히 일상적이고도 쉬운 방법으로 선재동자를 이러한 새로운 세계에 들어가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선재동자가 누각을 보니 넓기가 한량이 없어서 허공과 같고, 또 그 가운데는 한량없는 백천(百千) 누각이 있었는데, 서로 간에 아무런 장애가 없이 낱낱이 훌륭하게 장엄되어 있었다. 아승지 보배로 땅이 되는 등 누각 안은 모든 것이 한량없는 아승지 장엄거리로 장엄되어 있었다. 선재동자가 비로자나장엄장 누각이 이렇게 갖가지로 헤아릴 수 없이 자유자재한 경계를 보고, 매우 환희하여 몸과 마음이 부드러워져서 모든 생각을 떠날 수 있었다. 모든 장애를 제거하고 모든 의혹을 멸하여 본 것은 잊지 않고 들은 것은 기억하고 생각이 어지럽지 아니하여 걸림없는 해탈문에 들어가서 모든 것을 두루 보고 널리 예경하였다. 그렇게 하니 부사의하게도 백천이나 되는 누각 하나 하나에 선재동자 자신이 두루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그리고 선재동자는 그 누각 안에서 미륵보살이 지금까지 닦아온 여러가지 수행의 모습을 두루 볼 수 있었다. 그 누각 안에는 특별히 높고 넓으며 훌륭하게 장식된 누각이 있었는데, 그 속에서 모든 부처님이 출현하여 여러가지 방편으로 불사(佛事)를 행하고 계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선재동자가 이 누각 속에서 여러가지 장엄과 자재한 경계를 볼 수 있는 것은 미륵보살의 신통력과 부사의한 환술같은 지혜의 힘과 그것으로 모든 법을 아는 때문이고, 또한 보살들의 자재한 힘을 얻은 때문이었다. 이렇게 해서 선재동자는 마침내 미륵보살의 경지에 증입(證入)하여 일생보처 보살이 될 수 있었다.
미륵보살이 신통력을 거두고 누각으로 들어가 손가락을 퉁겨서 소리를 내자, 선재동자는 그것을 듣고 삼매에서 일어났다. 이때 미륵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가 보살의 부사의하게 자재한 해탈에 머물러 보살들의 삼매의 기쁨을 받았으므로 보살의 신통한 힘으로 가지(加持)하고, 도를 돕는 데서 흘러나오는 원과 지혜로 나타난 여러가지 훌륭하게 장엄한 궁전을 보았으며, 보살의 행을 보고 보살의 법을 듣고 보살의 덕을 알고, 여래의 원(願)을 마친 것이다.”
선재동자가 이 해탈문의 이름이 무엇인지를 묻자, 미륵보살은 그것이 ‘삼세의 모든 경계에 들어가서 잊지 않고 기억하는 지혜로 장엄한 곳집(入三世一切境界不忘念智莊嚴藏)’으로서, 그 가운데에 불가설 불가설 해탈문이 있고, 일생보처 보살이라야 얻는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미륵보살이 설하고 있는 이 해탈문은 과거로부터 미래를 다하기까지의 삼세의 모두를 잘 궁구해서, 이것을 현재의 한 생각(一念)에 포섭해서 아는 지혜로운 모습을 설하고 있는 것이다.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사유해서 무량한 덕으로 장엄된 깨달음의 풍광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경지이다. 선재동자가 누각에 들어가서 대장엄의 경계를 보는 것이 바로 이 해탈문으로서, 보살의 공덕에 관한 법문이다.
그러므로 선재동자가 보게 된 장엄들은 모두 선지식의 가르침에 따르고, 지혜와 자비심을 바탕으로 해서 행하는 모든 행원(行願)의 과보로써 얻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신령스러운 조화의 경계라고도 할 수 있는 장엄들은 법계의 지혜 경계가 응당 그러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법신의 지혜 경계는 본래 고금(古今)이 없고 삼세(三世)의 성품이 없기 때문에 삼세의 부처가 일시에 서로 보는 동일한 지혜인 것이다. 그러므로 선재동자가 법을 잘 이해해서 진실에 감응하게 되자 미륵보살이 삼세에 행하는 경계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부처님이 행하시는 일(佛事)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선재동자가 이 장엄들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갔는지를 묻자 미륵보살은 ‘오고 가는 데가 없이 보살의 지혜의 힘으로부터 와서 그것에 의지해서 머무른 것’이라고 대답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사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2004-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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