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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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살즈버그 (下)
자애관·위빠사나 조화 촉구

미국 통찰명상회(Insight Meditation Society)와 매사추세츠선원의 공동설립자 겸 지도법사인 샤론 살즈버그(Sharon Salzberg). 그녀가 서양의 대표적인 여성 수행지도자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것은 같은 여성으로서 높은 수행의 경지를 체득한 디파마(Dipa Ma Barua: 1911~1980) 법사의 영향이 지대했다.
1980년대, 인도의 디파마 법사가 서양을 방문한 것은 단 두 번이었지만 그녀가 그들에게 끼친 불교의 영향은 참으로 지대한 것이었다. 타인이 인정할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춘 여성 명상 지도자로서는, 실로 디파마가 미국에 초대된 첫 번째 사람이었다. 그녀는 테라바다 전통에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남성 위주의 테라바다 전통의 종교적 서열에는 그녀 역시도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정신적 수행의 성취는 여성도 모든 면에서 남성과 동등하다는 점을 확신하고 있었다. 이런 면에서도, 디파마 법사는 남자와 여자가 동등하다는 실증적인 모델이 되었던 셈이다. 수많은 여성 수행자들에게 끼친 디파마 법사의 영향은 다르마(法)를 닦는 사람들에게 지금도 여전히 존경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스승 디파마 법사가 위빠사나(통찰)와 자애관(慈愛觀)을 함께 강조한 것처럼, 살즈버그 법사 역시 두 관법(觀法)의 통합 수행으로 강력한 변화를 유도한다. 예를 들어, 매일 생활하면서 마음이 여기 저기 방황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일상적인 활동과 마음 상태에 대해서 늘 깨어 있으려고 노력하게 한다. 때때로 마음챙김과 자애관을 번갈아 해도 된다. 그런 방식으로 우리의 마음은 항상 건강한 상태로 유지된다. 일상적인 일을 할 때 더욱 집중이 잘 된다. 수행이 진척되면 걱정과 번뇌가 줄어들고, 매사에 좀 더 가볍고 기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살즈버그 법사가 조화로운 좌선 수행을 위해서 자애관과 위빠사나 수행 간의 균형을 맞출 것을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빠사나는 우리에게 지혜와 더불어 무상(無常)에 대한 이해를 가져다 주며, 자애관 수행은 하나의 사마타(집중) 주제아래 고요함을 가져다 준다. 처음 자애관을 배우기 시작했다면, 한동안은 더 많은 시간을 집중적으로 자애관 수행에 쏟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 방법을 습득하고 그 수행에 진전이 있다면, 위빠사나 수행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를 테면, 몇 분간 자비관 수행을 하고 그 다음에 위빠사나 수행을 할 수도 있다. 아침에 자애관 수행을 했다면, 저녁에는 위빠사나 수행을 하면 된다. 자신의 근기에 맞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은 궁극적으로 수행자의 몫이다.
대중화된 위빠사나와 달리 다소 생소한 자애관이 지향하는 바는 무엇일까? 살즈버그 법사는 자비(사랑)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그것은 다른 사람의 행복을 기원하는 친절한 감정이다. 그것은 부드럽고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는 비이기적인 것이며 모든 종교, 성별, 인종, 국가의 장벽을 뛰어넘는 고귀한 것이다. 그것은 곤충, 물고기, 동물과 영적인 존재를 포함하여 우주의 모든 살아있는 존재에게까지 미친다.”(‘자비-사랑의 기술’중에서)
이처럼 자애관에서 말하는 자비란 고귀하고 완전히 비이기적이고 초월적인 사랑임을 알 수 있다. 자애관 수행은 모든 존재에게 집단적으로 자비를 보낼 수도 있으며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에게 구체적으로 자비를 보낼 수도 있다. 친구, 동료, 선배, 스승, 배우자, 연인, 친척, 부모, 아이들 등에게도 자비를 보낼 수 있다. 어느 장소에 있건 “내 주변에 있는 모든 존재들이 위험에서 벗어나길…”이라고 생각하면서 자비를 보내는 것이다.
김재경 기자
2004-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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