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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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박봉영(취재부 기자)
백성을 이끌 때에는 항상 바른 도리로 다스릴 것이며,
도리에 어긋나는 일은 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니라.
<승군왕소문경>

권세 없는 민초들은 자신이 낸 세금이 권세자들의 치장에 쓰이는 것을 보아야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조선왕조의 역사를 담은 실록에는 관리들의 도덕적 해이를 언급한 내용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기록돼 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줄거리를 알고 있는 ‘춘향전’에도 부도덕한 관리의 모습은 생생하게 담겨 있다. 걸인 행세를 한 암행어사 이몽룡은 탐관오리를 일삼은 남원수령 변학도에게 이런 시조를 읊조렸다.
“순금 잔에 담긴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옥 쟁반 위의 좋은 안주는 만 백성의 기름이라. 촛농이 떨어질 때 민초들은 눈물 쏟고, 노래소리 높은 곳에 원성 또한 높더라.”
그런데 최근 국회가 17대 국회의 개원 경비 가운데 상당액을 불필요한 곳에 지출해 국민들의 원성을 듣고 있다. 깨끗한 의원사무실을 새로 도장 도배하는 데 9억원의 세금을 낭비했기 때문이다. 이는 국회 중추기구 중 하나인 예산분석실의 올 예산의 2.5배에 달하는 비용이다. 뿐만 아니라 바닥의 카펫을 교체하는 데 4억원이 들었다고 한다.
국회는 국민을 대표해 예산을 편성하는 헌법기관이다. 그런 국회가 효율성이나 생산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국민의 세금을 지출하는 것은 ‘국민을 두 번 죽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기대를 저버리면 믿음이 사라지고, 실망이 쌓이면 분노가 싹트게 되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다. 17대 국회가 자신들을 뽑아준 국민들을 저버리는 자가당착에 빠지지 않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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