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의 영문 표기인 ‘Buddha’s Birthday’는 적절한 표현인가? 부처님 오신날 공식 포스터와 팜플렛 등 각종 홍보물에 들어있는 영문 표기 ‘Buddha’s Birthday’. 그러나 그 표기가 2500여 년 전 인도 룸비니 동산에서 역사적 인물인 ‘석가모니 부처님’이 태어났다는 의미로서는 충분할지 모르지만, 인류의 위대한 스승이자 신앙 대상인 부처님 탄신에 대한 불자들의 찬탄과 존경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부처님은 이미 오래 전에 성불하셨고 고통 받는 중생을 위해 이 땅에 오셨다는 <법화경>의 입장에서 볼 때, ‘Buddha’s Birthday’는 흡족한 표현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육체적인 탄생보다는 중생을 구제한다는 의미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불교 최대 명절 ‘부처님 오신날’이 ‘Buddha’s Birthday’로 결정된 것은 1999년 무렵 진행된 조계종 국제교류위원회의 불교 용어 영문화 프로젝트에서였다. 서양인들이 가장 이해하기 쉽고 대안이 없다는 이유 때문에 ’Buddha’s Birthday’로 그대로 결정됐다.
말로만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외쳐선 안 된다. 진정한 세계화를 위해서는 이런 기본적인 문제부터 하나씩 풀어가야 할 것이다.